최근 울산지역 시내버스 중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언양 방면 노선버스 40여대가 한꺼번에 다른 버스 회사로 양도·양수되자 버스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적자 노선버스를 인수한 회사는 울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가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인데, 적자 보전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시내버스 운영권의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16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11월 1일 대우여객 소속 시내버스 38대와 지선버스 3대의 운영권이 울산여객과 남성여객으로 넘어갔다.

시내버스는 남성여객이 24대를, 울산여객이 14대를 인수했고, 3대의 지선버스는 울남지선버스가 흡수했다. 이번에 운영권이 변경된 버스는 주로 언양~울산과 언양권 순환버스 노선으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구간이다. 독립 배차제로 해당 노선을 운영해 온 대우여객은 현재의 적자 폭을 감당하지 못하고 버스 운영권의 양도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버스 노선 운영권을 인수한 울산여객과 울남지선버스는 현 버스운송조합 이사장인 김모씨가 대표다. 남성여객에도 김 이사장은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조합 이사장이 직·간접적으로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버스 회사가 적자 노선 버스 수십 여대를 한꺼번에 인수하자, 버스 업계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시각과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경영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남성여객과 울산여객이 적자 노선을 흡수하면서 전체적인 경영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버스운송조합 관계자는 “규모가 큰 버스회사가 적자 노선을 흡수하면 기존 인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해 진다”며 “이번에 양도·양수된 노선의 경우, 기존 공동배차와 노선 경합이 벌어진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합 이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버스 회사의 규모와 노선이 점차 확대되면, 앞으로 울산시의 재정지원 협의에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버스 업계 한 관계자는 “적자가 심각한 노선을 막대한 사업자금을 들여 사들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시내버스 운영권이 한 쪽으로 치우치면 장기적으로 볼 때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버스 회사들이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면허권 내에서 양도·양수 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규모가 큰 회사가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성은 낫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노선을 대규모로 인수하더라도 운영에 따른 간접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점과, 언양권 노선의 장래성을 보고 과감한 투자를 결심한 것”이라며 “울산지역 시내버스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해당 노선을 활성화 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울산지역에는 677대의 시내버스가 등록돼 있으며, 예비차를 제외하면 통상적으로 640여대가 운행 중이다. 회사별로는 울산여객이 136대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한성교통(122대)과 남성여객(114대)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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