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진 냄비로 오븐에 쪄 맛과 향이 그대로 담긴 ‘램따진’.

 “쌀람 알라이쿰”(안녕하세요)
울산에서 만난 모로코, 아랍전통 요리사가 직접 만드는 구수한 빵 굽는 냄새, 달콤한 할루아, 모로코 전문 요리사가 전통 스타일로 요리하는 레스토랑, ‘말하반’에서 모로코의 전통음식문화기행을 떠나보자. 울산의 웬만한 음식은 다 먹어봤다? 좀 색다른 음식과 분위기를 맛보고 싶다? 그렇다면 이번 주말, 진정한 모로코 스타일 음식을 추천한다.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말하반’은 아랍 모로코 전통 음식 레스토랑이다. 작년 2월에 오픈을 했으며 모로코 현지에서 20여 년간 거주한 이봉문 사장이 직접 느끼고 체험한 아랍 모로코 전통스타일을 그대로 울산에 공수해왔다. <편집자 주>

▲ 말하반이 자랑하는 대표 음식들. (왼쪽부터) 생선따진, 치킨바스틸라, 건포도 쿠스쿠스, 그리고 램따진

입구에 들어서면 아랍 이슬람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인테리어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나오는 웰컴티(주로 자스민차)와 모로코 현지 주방장이 손수 만든 입맛을 돋구는 스낵류를 내어온다. 아랍음악도 은은히 틀어놓아 마치 모로코에 여행을 온 듯하다.
세계에서도 가장 다채로운 요리로 손꼽히는 모로코 요리는 모로코의 국가 자체가 이슬람계를 비롯해 베르베르인, 무어인, 지중해 국가출신자, 아프리카인, 그레인 출신 등의 이베리아계 주민, 유태인 등 다양한 인종의 영향을 받았다.
그 중 쿠스쿠스와 타진은 외국음식에 낯선 사람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모로코의 대표음식이라 할 수 있다. 쿠스쿠스는 좁쌀과 야채 및 고기를 넣어 찐 모로코의 전통음식이다.
타진은 쿠스쿠스와 같이 모로코,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에서도 즐겨먹는 요리로 닭, 양, 소고기 등을 끓여주는 스튜풍 요리다.

여기에 고소한 견과류나 말린 과일 등이 들어가면 달착지근하면서도 이국적인 맛을 더한다.
주로 쿠스쿠스를 함께 곁들여도 좋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타진이라고 하면 조리기구인 원뿔 모양의 뚜껑냄비를 뜻하나 타진을 가지고 요리한 음식들을 총칭하기도 한다.
타진으로 요리하면 최소한의 수분으로 (위가 높아 천천히 찌는 원리) 영양소 파괴가 적고 풍부한 식재료를 이용해 수분을 충분히 머금게 해 각각의 식재료 맛을 고수하면서도 향신료와 완벽조화를 이룬다.
메인요리가 나오기 전에 다양한 모로코식 샐러드와 빵이 나오는데 이 또한 입맛을 돋군다. 빵과 같이 찍어 먹는 소스는 모로코의 유명한 ‘하리사(Harisa)'라는 소스로 바구니가득 인심 좋게 나온 빵과 함께 먹으면 다른 음식 맛을 살리기에 좋다.

▲ 과일과 야채, 그리고 치킨의 풍미가 어우러진 치킨 바스틸라.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메인요리와 함께 작은 그릇에 담아 나오는 올리브와 피클은 그 재료값이 비싸지만 사장님의 인심이 담긴 서비스다.
사장님은 한국에서 식재료를 구하는 게 조금 힘들지만 식재료뿐만 아닌 식기들도 모두 현지에서 공수해 온 것을 사용한다며 모로코 전통 스타일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러고 보니 접시와 그릇은 물론 주전자와 찻잔부터 고급스럽고 이색적이다.
말하반이 자랑하는 ‘램따진’과 ‘생선따진’, 그리고 ‘치킨바스틸라'와 ‘건포도 쿠스쿠스’가 나왔다. 흔히, 아랍 쪽 음식이 인도의 카레처럼 맵거나 향신료가 강해 거부감이 들거라는 편견과는 달리, 향신료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도 아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든다.
먼저 ‘램따진’은 오븐에서 쪄내 그 향이 그대로 담겨있다. 주방장만의 현지 조리비법으로 내어온 램따진은 양 특유의 비린향이 있을 거라 생각했으나 그런 편견을 깨버리고 소스마저 빵으로 찍어 싹싹 비울 만큼 맛있었다. 가끔 현지에서 사업차 오신 바이어분들이 자국이 아니면 좀처럼 먹을 수 없는 요리를 이곳에서 먹을 수 있어 너무 좋아하더라고 사장님이 연신 자랑하는 ‘생선타진’은 제철생선으로 램따진과 같은 방식으로 조리한 것이다.

▲ 말하반 이봉문 사장과 현지 주방장이 함께 모로코음식의 상징 타진 냄비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신기하게도 램따진처럼 전혀 비린향도 없고 담백한 생선살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있는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건포도 쿠스쿠스’와 '치킨 바스틸라'는 여성들이 좋아할 만하다. 강황이 들어간 아랍식 밀알밥에 타진으로 조리해 담백하고 고소함에 건포도가 추가돼 달짝지근함을 더한다.
그리고 과일과 야채, 그리고 치킨의 풍미가 조화를 이루는 치킨 바스틸라. 화려한 겉모습만큼 그 맛도 매력적이다.

모로코 풍 인테리어의 특실이 마련돼 있는 말하반은 연인들의 이색 데이트 코스는 물론 이봉문 사장이 공공기관 및 기업체 등에 아랍어 무료통역 서비스도 제공해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의 해외바이어 대접에도 적격이다.
넓은 주차장이 레스토랑 아래에 완비되어있어 주차걱정도 없다. 잘먹고 나오는 길에 주방장에게 이렇게 말해보는 센스도 발휘하자. “함두릴라(잘먹었습니다), 슈크란(감사합니다)”.  ☎ 246-2070

사진=울산매일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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