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추의 계절 11월, 도심의 번잡함을 뒤로 하고 선암호수공원에 들러보자.

울산 도심에 에메랄드 빛 보석이 살짝 숨겨져 있다. 도심의 번잡함을 뒤로 하고,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호수가 나를 반기고, 갈대가 인사를 건네는 곳. 바로 선암호수공원이다.
사시사철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공원의 모습 중에서 ‘가을의 선암호수공원’에 어울리는 5가지 테마의 시(詩)로 그곳을 소개해본다.

#하나. 호수
선암호수공원의 호수는 둥그런 타원형 호수가 아니라 굽이굽이 흐르는 강의 모양새라 여느 호수공원과는 정취가 다르다. 또, 도심 야산에 둘러싸여 주변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호수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 새 산이 나오고, 산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호수가 옆에 있다.
호수를 따라 걷는 산책로 총 길이는 4㎞. 걷다보면 지압보도 구간 83m, 데크광장 6군데, 습지탐방로, 장미터널이 나온다.

#둘. 갈대
가을의 선암호수공원은 갈대와 억새 천지다.
사람 키 만 한 갈대 사이에서 가을의 정취가 제대로 느껴진다.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있던 선암댐 일원이 살아 숨 쉬는 자연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셋. 철새
12월쯤이면 선암호수공원에는 겨울을 보내러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 철새들이 오면 그동안 호수를 차지하고 있던 오리들의 인기가 조금 시들해(?) 지기도 한다.

#넷. 사랑의 약속
선암호수공원은 도심 속의 공원으로 평일에는 평균 1,500명, 주말에는 평균 2만명의 시민들이 찾는 곳이다. 가족이 함께 산책을 하기도 하고, 걷기 좋게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그중 테마쉼터로 가는 입구에 ‘사랑의 자물쇠’에는 서로 미래를 약속하거나, 사랑의 말을 주고 받는 자물쇠가 곳곳에 채워져 있다. 

#다섯. 마음의 휴식
선암호수공원에서 ‘명물’로 인정받는 곳은 바로 ‘미니 종교 시설’이다.
공원 내 테마쉼터에는 지난 해 10월에 준공된 최고높이 3.5m, 면적 3.92㎡의 ‘호수교회’와 최고높이 3.4m, 면적 4.8㎡의 ‘성베드로기도방’, 최고높이 1.8m, 면적 3.6㎡의 사찰인 ‘안민사’가 있다. 각각의 실내에는 성인 한 두명이 들어가 기도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작은 종교시설로 인정받기도 했다.  

★선암호수공원과 5가지 테마 시

호수
<호수>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그리운 마음 호수만하니
눈 감을 밖에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겨울새·26> 전병호

하늘을 나는
새를 봐.

질서 공부
끝.

약속
<약속> 김남조

언제나 밑져 손해만 보는 성 싶은 이대로
한 평생 우리는
바보처럼 살아버리고 말자

우리들 그 첫날의 만남에 비치는 고마움
잊은 적 없이 살자

철따라 별들이 옮겨 앉아도
매양 우리는
한 자리에서 살자 (중략)

기도
<작은 기도> 이해인

하늘의 흰 구름이 나에게 말했다
흘러가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마라
어느날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 (중략)
 

★물레방아 체험 빼놓을 수 없죠!

▲ 선암호수공원에 3가지 테마형 물레방아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선암호수공원에 최근 이슈가 하나 더 늘었다.
3가지 테마형 물레방아는 여러 가지 기어를 이용한 물레방아와 옛날 방앗간의 디딜방아를 축소한 형태의 물레방아, 직접 손, 발을 이용해 구동할 수 있는 체험 물레방아 등이다.
이중 여러 가지 기어를 이용한 물레방아의 경우, 역방향 회전은 물론 좌우로 회전이 가능해 다양한 각도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특히 국내에는 이 같은 기능의 물레방아 제작 기술을 가진 업체가 없어 중국에 제작을 의뢰해, 지난 9월 완성 됐다. 체험형 물레방아는 선암호수공원 현장학습 차 방문하는 어린이들의 물레방아 학습장소로 인기가 많다.
 한편 다양한 기어를 이용한 회전형 물레방아는 가로 6m, 세로 5m, 높이 6m로 지어졌으며, 옛날 방앗간의 디딜방아를 축소한 형태의 물레방아는 가로 2m, 세로 2.5m, 높이 2m로 만들어졌다.
또한 직접 손과 발을 이용해 구동할 수 있는 체험 물레방아의 규모는 가로 4m, 세로 2m, 높이 2.5m이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선암호수공원이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체계적이고 내실있게 공원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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