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형석 영산대 교수·부동산금융학과

새해 초부터 전국의 주택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 아파트가격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그동안 울산의 아파트 시장을 떠받치고 있던 북구마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단기적인 공급과잉에 국내외 경기마저 좋지 않으니 1~2년은 현재의 침체상태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으면 연관 산업들도 어렵다. 부동산시장은 타 산업에 비해 연관 산업이 상대적으로 많아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가전, 가구 등 빌트인 방식으로 들어가는 규모가 큰 산업과 함께 이사, 청소, 도배, 중개 등 서민업종들도 힘들 수 밖에 없다.
지금 부동산시장은 단기적인 공급과잉과 경기침체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사실은 현재의 상황을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듯 싶다. 인구구조가 변하면서 다인가구보다는 1, 2인 가구 위주로 세대들이 재편되고 있다. 이에 맞춰 소형주택들이 많이 지어지고는 있으나 거의 원룸 주택들이어서 여전히 가구와 주택 간의 수급 불일치는 해소되지 않고 않다.

아파트가 더 이상은 시세차익이 나는 투자대상으로서 인식되지 않는다. 자본이득이 사라진 부동산 상품은 자연스럽게 운영소득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총 가구의 점유형태는 2005년에 비해 월세 비중이 7.0%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시장의 중심축이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고 있다. 저금리는 주택투자를 유도할 수도 있지만 담보대출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특히 저금리가 경기침체를 만나면 주택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감소시킨다. 운영수익을 추구하는 현재의 상황은 부동산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을 사업화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주택임대관리업이다.
주택임대관리업은 임대주택건설 이후 유지, 관리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법에서 정한 임대사업자의 업무를 대행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시설물의 유지, 보수 및 관리에서부터 임차인의 입주 및 퇴거, 임대료의 징수 및 관리 기타 임차인의 주거 편익을 위한 업무가 모두 포함된다. 주택임대관리업은 작년 10월 주택법 개정안 발의 이후 금년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관련 정책연구용역은 금년 2월까지 완료될 계획이다.

이러한 법제도 정비 추세에 발맞추어 기업형 주택임대관리회사들의 설립도 활성화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주택임대관리회사인 레오팔레스21과의 합작법인인 우리레오PMC가 작년 11월 설립되었으며, 일본의 다이와리빙과 KT의 합작회사인 KD리빙도 한 달을 사이에 두고 뒤따라 설립되었다. 일본회사들과의 합작법인들과 함께 국내의 많은 건설 및 부동산회사들도 주택임대관리회사의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임대관리업을 위한 보증상품도 금년 8월 선보일 예정이다. 비합리적이며 후진적인 국내 주택임대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한주택보증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보증상품을 계획 중이다. 과다한 임차보증금의 축소방안이 핵심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물론 가야할 길이 멀기는 하다. 임대사업자의 기대수익률과 현실에서의 수익률간의 괴리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임대관리에 대한 낮은 인식도 개선되어야 한다. 수익률 향상을 위해서는 토지가격의 적정수준의 하락이 요구된다. 일본의 경우에도 자산버블 이후 토지가격의 하락으로 사업성이 높아져 수익률을 맞출 수 있게 되자 주택임대관리회사들이 활성화 되었던 사례가 있다. 공급과잉으로 치닫고 있는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또한 수익률 향상을 위해 적정수준의 분양가 인하가 요구된다.
국내 주택임대시장의 변화방향이나 외국의 사례를 보면 주택임대관리회사는 도입되고 성장할 것이다. 관련 업종의 종사자들은 업역 다툼을 벌이기보다는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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