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행지를 현지인의 맞춤 서비스로 안내받고 일반 가정집의 빈방에서 숙박하면서 현지인의 생활을 직접 체험하며, 업무를 위해 차량을 시간단위로 빌려 이용한다. 도서관에 내 책을 보관하면서 다른 사람의 도서를 대여하여 읽고, 취업 면접을 위해 정장·넥타이 등을 빌려 입는다.” 최근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를 활용한 소비 생활의 한 예이다.
‘공유경제’란 쓰지 않는 물건이나 자원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새로운 소비 형태이다. 그 대상도 집, 차량, 자전거, 옷, 지식 등 다양하다.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표현으로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러 사람이 공유해 쓰는 협업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을 말한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경기침체 속에 적은 비용으로 현명한 소비를 통해 큰 만족을 얻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폰 등 IT 기술의 발전으로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하고, 자유로운 SNS 이용으로 소통과 정보 공유가 가능해지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람과 정보 등이 연결되어 소통하는 네트워크 사회에서 경제활동의 관심은 ‘재화의 소유’가 아닌 ‘경험의 소비’로 대체되고 있다. 소유를 통해 개인의 효용을 증대시키던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재화의 일시적 이용으로 만족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은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실체적 상품에서 접속을 통한 서비스로 가치가 이동해 ‘소유의 시대’에서 ‘접속의 시대’로 변화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공유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있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개인의 유휴 자원이나 재능을 활용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젋은 구직자에게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은퇴자에게는 새로운 소득원이 될 수 있다. 지역내 소비 진작 및 신사업 발굴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공유경제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미국의 숙박서비스 기업 ‘에어비앤비(AirBnB)’는 전세계 192개국 3만4천여 도시의 숙소정보를 제공하며 하루 평균 이용자가 5만여명에 이른다. 기업가치는 2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공유경제는 재화의 가치를 극대화 시킨다. 사용하지 않던 빈방이나 차량, 기타 자원 등을 필요로 하는 이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재화의 활용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과잉소비와 충동구매를 예방하고 자원을 재활용하여 자원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쓰레기를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여 환경 문제를 개선하는데도 기여한다.

최근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자본주의 체제의 사회 양극화, 자본 독점, 노동 착취 등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만능주의에 인간의 존엄과 행복이 무시되고 있으며,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지속가능한 자본주의의 발전을 위하여 공유경제가 대안적 경제모델이 되길 기대한다.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참여자간 신뢰가 확보되어야 한다. 공급자와 이용자가 상호 안심하고 빌려주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함께 나누고 배려하면서 상생하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공유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참여를 위한 교육 및 홍보, 인력과 자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 사업 아이템 발굴 및 사업 정착을 위한 법적ㆍ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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