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울주군 삼동면 작동리에 문 열어
“국수, 쌀만큼 영양소 많아 훌륭한 한끼”
반죽∼면뽑기 기계로…하루 2톤 생산
엽록소 성분 때문에 탱탱한 식감 자랑
몸에 좋은 면이라고 이름 ‘굳(good)수’

▲ 울주군 삼동면 작동리에 울산 최초의 국수 공장이 문을 열었다. ㈜상우식품 굳수에서 채소에서 추출한 엽록소를 첨가해 생산한 국수의 연두빛깔이 군침을 돌게 한다. 이상억 기자 euckphoto@iusm.co.kr
지난 여름, 백년 전통의 국수공장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리에 종영했다. 먹음직스러운 국수와 그를 만들기 위한 인고의 과정들이 화면에 비춰지면서 국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전국에서도 공장이 많기로 이름난 울산에서 국수공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최근 울산에 최초로 국수전문공장이 생겼다. 바로 울주군 삼동면 작동리에 위치한 ‘㈜상우식품 굳수’다.

◆울산 최초 국수공장 자부심

울주군 삼동면 작동리의 어느 한적한 시골. 그곳에 공장으로는 보이지 않는 세련된 건물이 두 채 서 있다. ㈜상우식품 굳수 김영근(55) 대표는 30년 정도 몸 담았었던 건설업을 그만두고 국수공장을 차리기로 결심, 지난 2012년 울산에서 최초로 국수공장을 차리기에 이르렀다.

울산에도 직접 뽑은 면을 사용하는 국수식당은 제법 있지만, 공장은 없어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울산출신 김 대표는 울산 최초의 국수공장으로써 시민들에게 국수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전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공장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대표를 포함한 직원 6명이 합심해서 국수 면을 뽑고 있다.

▲ 김영근 대표가 국수 제조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억 기자 euckphoto@iusm.co.kr
◆‘국수는 훌륭한 한끼 식사’

본래 국수는 ‘잔치국수’라는 말이 있듯이 오래전에는 잔칫날에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높은 밀가루 가격 때문. 하지만 일제강점기 이후 밀가루가 수입되면서 국수는 서민들의 출출한 배를 간단히 채워주는 값싼 음식이 됐다. 특히 농사꾼들에게는 빠르게 후딱 해치울 수 있는 빼놓을 수 없는 새참거리였다. 귀했던 국수가 어느새 간단하게 해치우는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를 거부한다. 김 대표는 “국수는 훌륭한 한끼 식사”라고 말한다. 밀가루도 쌀만큼 충분한 영양소가 있어 든든한 식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국수공장을 차리게 된 것도 시민들에게 국수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 반죽에서부터 면을 뽑기까지 기계로 진행된다.
◆국수, 이렇게 만들어 진다

약 150평 정도 규모의 공장은 그리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엄연히 가공실, 건조실, 포장실, 녹즙실 등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하루 최대 4t 가량의 면을 뽑을 수 있으며, 현재는 2t 가량을 매일 생산하고 있다. 취급 종류는 칼국수면, 소면, 중면 등 다양하다.

공장의 하루는 오전 9시부터 시작된다. 가공실에서 반죽부터 면을 뽑는 것까지는 기계로 이뤄지고, 건조실 작업에서부터는 수동으로 진행된다. 제면기계로 뽑은 면을 건조실로 옮겨 걸어두고 하루 정도 말린 후 길이에 맞춰 일일이 칼로 자른다. 자른 면은 포장실로 옮겨 500g 또는 250g 무게에 맞춰 포장한다. 대표는 향후 포장 업무에 장애인들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못쓰게 된 국수는 잘게 파쇄해서 돼지나 닭 등의 모이로 사용된다.

▲ 건조실에서 면을 말리는 모습. 2t 가량의 면을 말릴 수 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엽록소면 독특

그런데 국수 면 색깔이 노르스름한 색깔부터 초록빛까지 일반적인 색깔이 아니다. 이때 흔히 떠올리는 재료는 채소. 이곳 국수 역시 채소로 색을 내는 것은 맞지만, 여기에서 나아가 채소에서 추출한 엽록소를 함유한 독특한 면을 만들고 있다. 상우식품 굳수는 지난 2011년 식품용 엽록소 호정화액 제조방법 특허도 받았다. 이것이 바로 이곳만의 독특한 비법이다. 면소다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특징인데, 엽록소 성분 때문에 면소다 없이도 쫄깃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을 자랑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입에 넣자마자 후루룩 넘어가는 국수와는 달리, 몇 번 씹으면서 면발의 탱탱함을 느낄 수 있다. 또 채소 특유의 냄새도 거의 없어 부담 없다. 몸에 좋은 면으로 시민들에게 국수의 가치를 알리고 싶다는 김 대표. 그래서 이름도 ‘굳(good)수’다. 문의 267-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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