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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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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4.02.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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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 솔트레이크에서 열린 겨울올림픽은 올림픽 정신이 쇠퇴하고 그 자리에 미국의 애국주의가 차지한 올림픽으로 지탄받았다. 개막식 부터 미국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9·11테러에 대한 결의와 애국심의 상징인 무역센터의 찢어진 성조기를 들고 미국선수단이 입장하겠다는 것부터 그러했다. IOC의 반대로 올림픽기와 온전한 성조기를 게양하는 것으로 간신히 낙착되었다.
또한 개막식전에서 테러희생 소방수에게 경의를 표하는 세리머니도 텔리비전 중계 이전으로 겨우 정해졌다. 대통령의 개막연설은 ‘나는(개최 도시명)에서 개최되는 (몇)회 겨울 올림픽대회를 선언한다’라고만 해야 되는데 부시 대통령은 ‘자랑스럽고 우아한 이 나라를 대표하여’라는 말을 앞부분에 넣고 말았다. 경기 진행도 오심소동이 잇따라 테러를 극복한 대국으로서의 품위에 상처를 줬으며 애국심 고취 무대로 사유화했다는 비난이 거셌다.

무려 500억 달러(약 53조3,0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2014 소치 겨울 올림픽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금메달’사냥을 사실상 진두지휘하는 총감독 역할을 자처해 빈축을 샀다. 그는 대회기간 내내 소치에 머물면서 러시아 선수단의 ‘메달 색깔’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 코바에게 금메달을 뺏긴 것도 푸틴의 입김과 무관하지 않았다.
실제로 해외언론들은 푸틴이 피겨 경기를 관람할 때마다 심판이 러시아 선수에게 점수를 몰아주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보도했다. 피겨 종목은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이 점수로 이어져 메달 색깔에 결정적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그결과 2010년 밴쿠버 겨울 올림픽 때 금메달 3개로 종합순위 11위에 그쳤던 러시아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서 32개 메달(금12 은11 동9)로 1위를 차지했다. 밴쿠버 올림픽이 끝난뒤 스포츠 관련 단체 간부들의 목을 잇달아 날리며 4년 뒤를 준비해온 결과다.

푸틴이 이처럼 러시아 선수단의 사실상 ‘총감독’에 나선것은 이번 올림픽에 자신의 ‘정치적 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다. 솔트레이크 때 ‘부시의 애국주의’나 소치에서의 ‘푸틴의 금메달 사냥’을 보면 올림픽 정신은 갈수록 설자리를 잃고 있다. 4년후 평창 올림픽은 끝난 후 어떤 평가를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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