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방어선을 무자비하게 뚫고 달리는 탱크(tank)는 현대 군사공학이 낳은 눈부신 성과의 표본이다. 포와 포탄을 싣고 다니면서 동시에 적의 포화로부터 승무원을 보호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차량을 만들겠다는 착상은 아득한 옛날부터 있었다. 철갑을 두른 전투차량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1355년 프랑스의 귀도 다 비제바노가 처음 제시했다. 이후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484년 그런 전차(戰車) 모형을 스케치했다.

캐터필러(무한궤도)와 두꺼운 철갑, 중포(重砲)를 장착한 오늘날에 볼 수 있는 탱크는 1915년 영국의 어네스트 스윈튼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을 무찌르기 위해 발명했다. 이 탱크는 참호 속에서 대치하는 참호전의 교착상태를 깨뜨리는 데 앞장섰다. 하지만 대량으로 배치 하지못해 큰 전과는 올리지 못했다. 이 최초의 탱크는 1916년 8월 프랑스 전선으로 보내졌는데, 탱크라는 이름이 붙게 된것은 보안상 이유로 운송용 상자에다 ‘물탱크’라는 레이블을 붙였기 때문이었다.

탱크가 본격적으로 전장을 누비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 때였다. 독일의 히틀러는 폴크스바겐 차를 설계한 포슈 박사에게 어떤 전차보다 강력한 탱크를 만들어내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전기발전기를 돌리는 1,500마력의 디젤엔진에다 완전 방수가 된, 일명 ‘생쥐’라는 괴물탱크 였다. 그러나 크기와 무게 때문에 최고 속도가 시속 19㎞에 불과해 개발계획이 취소됐다. 하지만 독일은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가공할 전차 타이거를 개발해 ‘사막의 여우’ 롬멜장군이 아프리카 전선에서 연전연승을 거둔다.
개봉중인 영화 ‘퓨리(Fury)’는 2차 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4월 연합군의 독일전선 총공세에서 미국군 전차 ‘퓨리’와 독일군 전차 ‘타이커’의 탱크전을 박진감 있게 그린 정통 전쟁영화다. 퓨리와 타이거가 상대의 뒷덜미를 잡기위해 쫓고 쫓기는 탱크전 장면이 백미다.

방위사업청은 산악이 많은 한반도 지형에 맞는 한국형 차기 전차(K2 흑표)를 개발했으나 파워팩(Power Pack)성능이 문제였다. 파워팩은 엔진과 변속기를 조합한 전차의 심장이다. 지난 7월 실전에 배치한 K2전차 100여대엔 독일산 파워팩을 얹었다. 국산 전차에 ‘독일 심장’을 단 셈이다. 2016년부터는 국산 파워팩을 장착할 계획이지만 그 성능은 아직 미지수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