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울산과학기술대학교)는 권오상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곡선으로 움직이는 물체의 위치를 뇌가 파악할 때 미리 계산한 이동 정보를 눈으로 들어온 정보보다 중요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야구선수가 커브볼을 치기 어려운 이유는 ‘커브볼 착시(curveball illusion) 때문이다.

뇌가 커브볼의 이동 경로 정보를 시야 정보보다 중요한 단서로 판단해 야구공의 위치를 파악하기 때문이다. 

UNIST(울산과학기술대학교) 권오상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움직이는 물체의 위치를 뇌가 파악할 때 미리 계산한 이동 정보를 눈으로 들어온 정보보다 중요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움직이는 물체를 시야의 어느 부분에 두느냐에 따라 뇌가 위치 해석을 바꾼다.

움직이는 물제를 시야 중심에 두면 실제 위치를 그대로 파악한다. 하지만 움직이는 대상이 시야 주변에 있으면 뇌가 움직임 신호에 의존해 위치를 계산한다. 커브볼 착시는 뇌의 이같은 최적화된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다. 권 교수는 “어떤 물체가 시야 중심에 있을 때는 그 위치를 매우 정확하게 보지만, 물체가 시야 주변부에 있으면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며 “우리 뇌는 이 부분을 보정하기 위해 물체의 움직임에 강조점을 두고 눈으로 들어온 정보를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뇌는 주변 시야의 정교함이 낮을 때 시야 그 자체보다 움직이는 물체의 기존 경로나 회전 정도 등을 더 중요한 단서로 파악한다. 

즉, 커브볼이 들어올 때 뇌는 시야 정보보다 기존 공의 이동경로를 계산해 미리 정리한 정보를 우선해 공의 위치를 파악하기 때문에 실제 공의 위치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내비게이션이 GPS 신호가 부정확하면 차가 지나온 경로에 더 많이 의존해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며 “이번 연구는 뇌가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지각적 학습연구와 결합돼 특수집단(자폐아, 고령집단)에 대한 진단이나 재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