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0년대 초 항구의 물류창고로 쓰였던 ‘빨간 벽돌’이란 뜻의 아카렌카 창고는 요코하마예술문화진흥재단의 체계적 관리, 운영으로 요코하마시의 문화와 쇼핑 명소가 되고 있다.아카렌가소우코 1호관 외관(C)AMANO STUDIO. 요코하마예술문화진흥재단 제공

항구도시 요코하마… 1991년 재단설립
은행 창고 ‘요코하마뱅크아트’로 변신
매년 10여회 전시… 15개국 교류 무대

물류창고 ‘아카렌카’ 복합문화타운 조성
연 2천만명 방문… 세계적 문화공간 발전

인근 학교 ‘찾아가는 예술가 수업’ 눈길

요코하마시는 도쿄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30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도쿄만과 접해 있는 항구도시다. 
경제나 관광 등에서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도쿄의 시부야에서 전철로 30~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베드타운 도시가 갖는 일반적 특성이 오히려 그동안 문화예술 발전을 가로막아왔다.

관객입장에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세계의 다양한 문화예술이 집중되는 도쿄에서 일부러 요코하마까지 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예술가들은 도쿄에서 작품을 발표하는 것이 관람객을 모으거나 화제성 면에서 유리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요코하마예술문화진흥재단은 1991년 7월 설립됐다. 주요 업무 내용은 요코하마시의 예술 문화 사업의 기획 및 실시, 예술 문화 활동의 장려 및 육성. 예술 문화 정보의 수집 및 제공, 예술 문화에 관한 조사 및 연구, 예술 문화 시설의 관리 및 운영, 매점 및 주차장의 경영 등이다. 

▲ 요코하마미술관 외관. 요코하마예술문화진흥재단 제공

이중 요코하마의 문화 예술시설의 관리 및 운영을 눈여겨 볼만 하다. 주요 관리, 운영시설은 요코하마 미술관,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홀, 요코하마 음악당, 요코하마 아카렌카 창고, ZAIM(자임), 창조 공간 9001 등이 있다. 특히 요코하마뱅크아트와 아카렌카 창고는 폐공간의 문화재생 사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옛 은행 창고였던 요코하마뱅크아트에서는 세계 각국 아티스트들이 창작의 꿈을 펼치고 있다. 
매년 100여 회의 전시와 부대행사를 펼치고 있으며, 세계 15개국과 교류를 통해 요코하마가 세계를 무대로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근에 있는 아카렌카는 말 그대로 ‘빨간 벽돌창고’다. 1900년대 초 항구의 물류창고를 위해 만들었지만 물류기능이 떨어지면서 쇠락할 수밖에 없었고 상당기간 방치와 보존을 놓고 갈등을 겪어야 했다.

요코하마시에서는 ‘해변의 붉은 벽돌’이라는 친근감을 살리자는 여론에 따라 문화와 쇼핑이 조화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하고 2만㎡ 규모의 창고에 공연장, 쇼핑몰, 커뮤니티 등 복합 문화타운을 조성했다. 놀랍게도 아카렌카의 연간 방문객은 이제 2,000만 명에 달한다.

요코하마예술문화진흥재단의 체계적 관리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성과를 극대화해 방치됐던 창고가 지역의 명물로,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세계적인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 미나토미라이홀 대강당 내부. 요코하마예술문화진흥재단 제공

요코하마예술문화진흥재단의 찾아가는 예술가 수업도 눈길을 끈다. 1987년 극장의 운영단체로 시작된 ‘ST SPOT’은 현재 요코하마시 예능문화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ST SPOT의 예술교육플랫폼은 예술가가 학교로 찾아가는 수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교육 사업부를 두고 요코하마 시내의 다양한 NPO단체를 학교와 연결시켜주는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일본 내 그 어느 곳보다도 많은 문화·예술단체를 보유하고 있는 요코하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라고 한다. 

1989년 개관한 요코하마 미술관에는 ‘어린이 아틀리에’라는 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어린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미술관을 접하게 하고, 나아가 이들을 미래의 창조적인 감상가로 키우는 것에 목표를 두고 만들어졌다. 20여년 전 요코하마 미술관 개관과 함께 해 온 만큼 어린이 예술 교육에 대한 요코하마시가 오랜 시간동안 고민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의 주요문화시설을 체계적으로 관리, 운영하고 예술가와 어린이 교육에 힘쓰고 있는 요코하마예술문화진흥재단은 울산문화재단이 설립 후 안정기에 접어들 5~10년 후의 모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요코하마예술문화진흥재단 시마다 교우꼬 대표이사

■요코하마예술문화진흥재단 시마다 교우꼬 대표이사

“울산 산업도시 이점 살려 문화예술에 접목 효과 기대”

“어떤 문화정책이든 지역의 시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어야겠죠”.

요코하마예술문화진흥재단의 시마다 교우꼬 대표이사(사진)는 문화재단 활동의 중점은 각각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지역을 지원하고 지역의 시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코하마예술문화진흥재단이 요코하마시의 주요 문화시설을 체계적으로 잘 관리하고 있는 것은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들을 참여시키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라며 “시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예술가들의 힘’이 필수다. 이는 단순히 실력의 문제가 아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예술의 힘을 지역주민에게 환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쿄의 베드타운에 머물렀던 요코하마시에서는 창조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카렌카’ 등 역사적 재산을 문화예술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하면서 이제는 도시의 옛 향취와 예술공간, 관광 명소란 세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면서 “울산은 산업도시의 이점을 살려 산업시설을 문화예술에 접목시켜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본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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