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는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문화마을, ‘장생포 마을 이야기길’ 등 고래와 관련된 공간들이 밀집돼 있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걸어서 하루 동안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여기에 ‘2016 울산고래축제’가 26일 개막하면서 고래문화특구 일대가 후끈 달아올랐다.

포경이 금지되기 전까지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요로웠던 울산 장생포. 한국 포경 산업을 이끌었던 장생포는 이제 고래문화특구로 다시 태어나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고래박물관, 생태체험관, 고래마을 등이 걸어서 5분 거리에 밀집돼 있어 한나절에 다 둘러보는 알찬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이같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일대의 분위기는 지금 여느 때보다 뜨겁다. 26일 개막한 ‘2016 울산고래축제’가 오는 29일까지 열리기 때문. 이번 주말엔 걸으면서 장생포도 보고, 축제도 만나보자.
 

고래박물관·생태체험관
귀신고래 등 고래 정보·포경 도구 전시
국내 최초 돌고래 수족관 바다생물 한눈에

고래문화마을
1970년대 장생포 마을 모습 그대로 재현
고래조각 공원·포수의 집 등 테마별 조성

장생포 마을 이야기길
고래꿈의 길 등 3개 구간 테마별 벽화 단장
골목마다 추억 새록 새록… 힐링 산책길 

울산고래축제
장생포 고래밥 등 7개 마당으로 꾸며져
수상퍼포먼스·스토리텔링 등 체험 풍성

 

▲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살아있는 바다생물을 만날 수 있다.

◆고래의 모든 것, ‘고래박물관·생태체험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관광은 순서가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시작은 역시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이다. 

버스를 이용할 시엔 246번, 256번, 406번을 타고 장생포고래박물관 앞에서 내리면 된다.
고래박물관은 1986년 포경 금지 후 사라져가는 포경유물을 수집해 보존·전시하는 공간이다. 

당시 포경 관련 자료는 물론, 귀신고래 등 고래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도구와 모형, 사진, 영상 등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전시장 가운데 설치된 고래뼈와 실제 포경선 일부를 재현해놓은 것은 대표적인 볼거리다. 

처음에 2층으로 시작해 3층으로 올라가서 1층으로 내려오면서 관람하면 된다. 장생포 앞 바다풍경도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

고래박물관이 고래와 포경 관련 전시와 정보전달에 충실했다면, 맞은편에 조성된 고래생태체험관은 다양한 바다생물을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 고래박물관에서 고래뼈를 관람하는 시민들.

우리나라 최초의 돌고래 수족관으로, 생태학습관, 고래이야기, 해저터널 등에서 살아있는 바다생물들을 눈으로 볼 수 있다. 고래수족관에서 열리는 돌고래쇼도 있다.

꼭 바다에서 사는 생물들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층에는 파충류와 조류 등 애완용 동물들을 볼 수 있고, 특히 2층에는 4D 영상관도 조성돼 있어 실감나는 영상을 즐길 수 있다.

관람료는 유료다. 20세 이상 어른 기준 박물관 2,000원, 생태체험관 5,000원이고, 4D영상관은 모든 나이대 동일하게 3,000원이다. 3가지 모두를 합친 패키지는 9,000원에 구입할 수있다. 

◆‘고래문화마을’에서 느끼는 향수

박물관 맞은편 ‘고래문화마을’ 표지판을 따라 오르막길을 올라가다보면 울산항만공사가 나오고, 그 위에 조성돼 있는 고래문화마을이 나타난다. 

장생포가 가장 충만했던 1970년대 시절 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마치 영화 세트장을 보는 듯 하기도 한 이곳엔 방앗간, 다방, 책방, 학교, 이발소 등 다양한 옛 공간을 당시 사용했던 물건들을 이용해 생생하게 재현해뒀다. 

▲ ‘고래문화마을’에 가면 1970년대 장생포가 번영했던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교복도 대여해주고 있어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체험도 할 수 있다. 마을 학교 옆에는 고래해체장을 재현한 모형도 볼 수 있어 실감난다.

마을 안 국수공장에서는 매주 국수제조과정을 관람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장생포 포수의 집, 선착장의 집 등 각 집 안에 들어가면 테마별 자료들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고래광장, 고래조각공원, 고래이야기길, 고래놀이터, 수생식물원 등이 조성돼 있다.

고래광장에서는 동구로 뻗어진 울산대교도 눈에 들어오고, 고래조각공원에는 실물 크기의 향유고래, 밍크고래 등이 전시돼 있다. 입장료는 1,000원.

▲ ‘장생포 마을 이야기길’ 담벽락에는 추억이 덧입혀졌다.

◆장생포 일대 한눈에, ‘울산항 전망대’

울산항 풍경을 한눈에 살펴보고 싶다면 이곳에 가자. 장생포고래박물관과 고래문화마을 사이에 위치한 울산항만공사에는 울산항 전경을 살펴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건물 실내 12층으로 올라가면 분주한 울산항과 고래마을, 고래박물관 일대의 축제 풍경, 남구와 동구를 잇는 울산대교를 감상할 수 있다. 망원경을 이용하면 울산항에서 쉼 없이 움직이며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울산의 활력이 절로 느껴진다.

▲ 울산고래축제에서는 다양한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장생포 마을 이야기길’ 산책하며 힐링

올해 3월 새롭게 단장돼 사람들의 발길이 조금씩 닿기 시작한 길도 있다. 과거 상업포경이 활발해 장생포에 사람이 넘쳐나던 시절, 아이들이 뛰어 놀던 마을 골목길에 아름다운 벽화를 덧입혀 탈바꿈 시켰다. 

길을 거닐며 아련한 추억에 잠기는 사람들이 많을 듯 하다. 장생포 복지문화센터에서 고래문화마을로 향하는 골목길 입구에서 출발하는 ‘장생포 마을 이야기길’이다.

남구가 총 사업비 6억원을 들여 지난 2014년부터 올해 1월까지 약560m 구간의 골목길을 ‘고래꿈의 길’, ‘장생포 이야기길’, ‘추억의 골목길’ 등 3개 구간으로 나눠 테마별 벽화로 단장하고, 산책로도 만들었다.

▲ 고래와 포경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고래박물관.

‘추억의 골목길’ 구간은 말 그대로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골목이다. 못난이 삼형제 인형, 똘이장군 등 친숙한 그림들이 벽을 채우고 있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장생포 이야기길’ 구간은 장생포 마을 사람들의 삶을 벽화로 엿볼 수 있다. 

고래를 삶는 모습이나 고래고기를 나눠먹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다양한 고래 이미지로 채워져 있는 ‘고래꿈의 길’ 구간에서 만나는 우물 두 개는 펌프를 작동하는 체험도 가능하다. 

이 길은 30분 정도면 충분히 다 둘러볼 수 있다. 소박함에 추억이 더해져 산책하며 힐링하기에 좋다. 골목마다, 마을 담벼락마다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는 또 다른 관광지 ‘신화마을’은 출사객들의 명소가 된지 오래다.

▲ 올해 울산고래축제는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2016 울산고래축제’ 속으로…

지금 고래문화특구는 축제의 열기로 한창 들썩이고 있다. 특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축제 프로그램을 즐기는 재미가 있다. 

올해로 제22회를 맞이한 ‘2016 울산고래축제’는 사랑고래마당, 고래광장, 돌고래마당, 장생포 고래밥, 글로벌 장생포, 장생포 옛마을, 추억놀이 장생포 등 총 7개 마당으로 펼쳐진다.

고래축제는 다양한 볼거리로 무장했다. 돌고래마당에서는 축제기간 동안 매일 3회 ‘수상퍼포먼스’가 펼쳐진다. 바다 위 플라이보드 퍼포머에게 해안가에서 물대포를 쏘며 즐기는 장생포 스토리텔링 체험 행사다. 

또 장생포 귀신고래를 소재로 한 가족뮤지컬 ‘안녕! 고래야!’(돌고래마당)와 1970년대 장생포 사람들의 애환을 담은 악극 ‘장생포’(사랑고래마당) 등 여러 공연도 만날 수 있다. 퍼레이드도 눈길을 끈다. 반구대암각화에 있는 선사인과 생명체 등의 내용으로 27일~29일 매일 오후 1시·6시 장생포 거리에서 진행된다. 

먹거리로는 장생포 고래밥, 고래국수 이벤트, 푸드트럭 등이 운영되니 참고하자.

축제장에 오는 교통편으로는 시내버스(124번, 246번, 256번, 406번), 셔틀버스 등이 운행되므로 이용하면 편리하다.

셔틀버스는 KTX울산역, 문수수영장, 다운동입구에서 장생포고래축제장을 오가는 3개 노선이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주차문제도 임시주차장 운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축제기간 동안 관광객 차량은 ㈜BK로직스, ㈜후성 앞, 현대광업, 7·8부두에 주차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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