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오전 울산대교 아래 해상에서 울산해양경비안전서와 동부소방서 구조대 직원들이 다리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울산해양경비안전서 제공

차량서 내려 대교난간 넘은 뒤 행적 묘연… 경찰 등 이틀째 수색작업 
 CCTV 통해 현장 실시간 전달… 경고방송·순찰팀 출동 여부 의혹
관리센터 “적절한 대응했다” 주장… 정확한 상황에 대해선 답변 회피

울산대교에서 운전자가 차만 두고 실종돼 경찰 등 수사당국이 수색에 나선 가운데, 대교 운영사인 울산하버브릿지가 사건이 발생하고 40여분이나 지난 뒤 경찰에 신고한데다 결국 행적을 놓쳐 초기대응이 적절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29일 울산경찰, 울산해양경비안전서, 소방당국 등은 최근 실종된 운전자의 행방을 파악하기 위해 이틀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4시 34분께 동구에서 남구방향 울산대교 터널을 지나 2번째 주탑 인근에 아반떼 승용차가 정차했다. 운전자는 승용차에서 내려 대교난간을 넘어간 뒤 행적이 묘연하다. 차량 인근에는 운전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이 발견됐다.   

경찰은 운전자를 차량소유자인 신모(27)씨로 그가 대교 아래로 뛰어내렸을 것으로 잠정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한 동기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점, 난간을 통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점 등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행적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차량블랙박스 등 영상자료에 따르면 차량이 울산대교에 멈춰선 시각은 오전 4시 34분께. 신씨로 추정되는 운전자가 차에서 내린 시각은 그로부터 10분 뒤인 4시 44분께였다. 112상황실에 신고된 것은 오전 5시 15분께로 40여분이 지난 후였다.

이 모든 상황은 CCTV에 녹화되고 있었고 이는 울산대교를 운영하는 울산하버브릿지 통합관리센터로 실시간 전달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활용한 하버브릿지 측의 비상대응이 적절했다고 보기엔 많은 의문이 있다.

울산대교 통합관리센터는 일반적인 교통관리뿐만 아니라 자살과 같은 사건사고를 예방하는 업무도 담당한다. 이를 위해 울산대교에는 상판에 4대, 하부에 2대의 CCTV가 각각 설치돼 있으며 스피커 80대도 있다. 아무 이유 없이 차량이 정차해 있는 경우 경고방송을 하거나 혹여나 있을 수 있는 자살기도자를 설득하는 등의 용도다. 

실시간으로 전달된 영상으로만 봐도 울산대교 한가운데 정차한 아반떼 차량은 상당히 의심스러운 대상이었다. 차량이 멈춰선 이후 차량을 이동하라는 방송이 이뤄져야 했다. 또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려 난간으로 넘어가는 수상한 행동을 했다면 즉각적으로 순찰팀이 출동하거나 112 신고가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40여분의 시간적 공백이 초기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기 위해 설치했다는 CCTV는 사각지대에 있던 실종자의 행적을 파악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이에 대해 하버브릿지 측은 실시간으로 관리센터에서 상황을 지켜봤으며 그에 따른 적절한 대응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량이 정차한 뒤 수차례 경고방송을 했고 순찰팀이 출동했으나 신씨를 현장에서 찾지 못해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확히 경고방송을 언제 몇번 했는지, 순찰팀이 현장에 출동한 시각이 언제인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고 있다. 관리센터의 당시 근무자가 몇명이었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하버브릿지 측은 “주말이 겹쳐 당시 상황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된 신씨를 찾는데 모든 경찰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종합적인 상황에 대해서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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