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5일 교섭에서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한 마디로 도저히 이해 못할 일이다. 더욱 기가 찬 것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22일 파업일정에 맞추기 위해 날짜를 역순으로 계산해서 이날 결렬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들의 오늘이 있게 한 국내외 고객과 협력업체, 그리고 시민들은 안중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기존 직장인은 물론 구직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회사다. 그런 회사의 노조가 갖가지 요구를 하면서 회사에게 “결단하라”며 막무가내식 일방통행을 하는 것은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후안무치다. 5만 명 가까운 조합원 숫자만을 믿고 해마다 파업전쟁을 벌이는 데 이젠 진절머리가 난다. 특히나 일반인들에겐 전혀 호소력이 없는 배부른 요구를 하며 나라와 지역경제를 골탕먹이고, 자신들보다 훨씬 못한 처지에 있는 협력업체 근로자들까지 불안케 한 것은 패악이나 다름없다.

지금 울산은 조선산업 몰락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회생의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언제 정상을 되찾을지 아무도 모른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멀쩡한 사람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그 가족들까지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서는 못 먹고 살겠다’며 너도나도 짐을 싸는 바람에 울산시민 숫자가 줄어든다고 한다. 이런 마당에 마지막으로 믿는 구석이나 다름없는 현대자동차에서 생산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상처 부위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 발전은 조합원들의 피·땀으로 이룬 것이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100% 그런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망한 기업은 모두 근로자들 탓인가? 아무리 좋은 차도 운전을 잘못하면 사고가 난다.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장단기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애쓰는 경영자 쪽의 안목과 노력도 인정해야 한다. 가장(家長)이라면 잘 알겠지만, 몇 안 되는 식구를 먹여살리는 것도 힘들다. 그렇다면 수십 수백 수천 수만의 식구를 둔 경영자의 고뇌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파업은 회사가 쌓아 놓은 공든 탑을 일시에 무너뜨리는 파괴행위다. 상급단체의 지침에 따라 로봇처럼 움직이며 힘겹게 쌓아올린 탑을 제 발로 부숴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은 절대 안 될 일이다. 

노조는 걸핏하면 회사에게 “사회공헌활동을 하라”고 요구한다. 그렇다면 노조도 장단을 함께 맞춰야 한다. 노조가 파업을 하지 않는 것은 가장 큰 사회공헌활동이다. 현대자동차 같은 큰 기업은 일개 노조가 함부로 흔들 회사가 아니다. 시민과 고객이 함께 키운 회사를 몇몇 강성 노동운동가들에 의해 좌지우지돼서는 결코 좌시할 수 없다. 비록 협상결렬을 선언했어도 대화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금속노조는 현대자동차의 운명을 책임질 자격도 능력도 없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더 이상 시민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지도부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하고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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