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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철없는 現代車·現重노조의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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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곤 부장·취재1팀장
  • 승인 2016.07.19 00:00
  • 댓글 0
김기곤 부장·취재1팀장

자동차와 조선,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비슷한 시기에 파업의 깃발을 올렸다. 두 회사 모두 울산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어 불안감을 더해준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울산의 불투명한 미래를 내다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다. 글로벌 기업들이 저마다 치열한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 때, 파업을 바라보는 대다수 울산시민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두 회사 노조의 파업목적이 약간 다르긴 해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회사를 압박하겠다는 모양새는 똑같다. 한 곳은 국내 최고수준의 연봉과 복지혜택을 누리면서도 임금을 더 올려달라 하고, 또 한 곳은 회사가 ‘생과 사’의 기로에서 뼈를 깎는 자구책을 강구해야 할 판에 이의 저지를 위해 노조가 파업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들 두 노조의 행동을 이해하고 박수를 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근로자의 권익신장과 고용안정을 위해 법에서 인정한 단체행동권을 행사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명분일 뿐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연봉 1억원을 받는데도 생계비가 부족해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현대차 노조와 이 시기에 우수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를 보내달라는 현중노조의 요구는 그야말로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밥을 굶주려 배를 움켜쥐고 울면서 밥을 달라는 아이에게 ‘떼쓴다’고 하지는 않는다. ‘떼쓴다’라는 말에는 이미 억지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언가를 더 달라고 할 때 우리는 흔히 ‘떼쓴다’라는 말은 한다. 이들 두 노조가 ‘떼를 쓰고 있다’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자신들은 당당히 취해야 할 권리를 요구한다고 주장하겠지만, 제3자가 볼 때는 인간본능의 행복추구라기 보다는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아이들의 철없는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거짓말도 자꾸 들으면 참말로 들리는 법이다. 그렇지만, 수많은 청년실업자와 구직희망자, 소상공인, 박봉에 힘겹게 살아가는 대부분의 직장인들 귀에는 이들 귀족노조의 주장은 일백번 들어도 참으로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반감만을 더 할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얼마전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올 여름 휴가지로 울산을 추천했다 한다. 물론 울산이 관광자원이 풍부한 것은 맞지만, 죽쑤고 있는 울산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추천했다는 사실을 이들 노조는 아는가. “그런건 난 모르겠고... 대한민국은 파업하기 참 좋은 나라”라며 희희낙락하면서 주구장창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서있는 곳이 맨 땅인지 진흙땅인지 아이스링크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비싼 가죽구두만을 신겠다고 고집하는 것과 그 무엇이 다르겠는가. 

현대차, 현대중공업과 운명을 함께 하는 수많은 협력사는 또 어떠한가. 모기업의 생산이 절대적인 존립기반인 이들 기업은 모기업이 파업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덩달아 생산라인을 멈춰 세워야 한다. 이로 인한 피해도 보상 받을 길이 없다. 뿐만 아니라, 연봉 등 열악한 근로조건과 환경에서 일하는 수많은 협력업체 직원들은 말 한마디 하소연도 못하고 그저 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한편, 현대차·현대중공업의 이번 파업은 이들 경쟁사들에겐 더없는 좋은 기회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 이란 논리가 여지없이 적용되는 경쟁사회에서 그야말로 환호작약할 일 아닌가. 모든 기업들이 철저한 적자생존의 현실에서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는데 상대방은 한가로이 파업을 벌이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 경제가 동력을 잃고 사회가 무기력증에 허덕이고 있는데도 회사야 어찌되든 내 요구사항만 관철하면 된다는 식의 이기적인 행태를 어떻게 봐야 옳은가. 역사적 사명을 수행하는 성스러운 과업으로 생각할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당단부단 반수기난(當斷不斷 反受其亂). 마땅히 잘라야 할 것을 자르지 않으면 훗날 그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다가올 게 악(惡)이라면 지금의 선(善)은 선이 아니다. 뒤늦게 땅을 치고 후회해본들 무슨 소용있으랴. 울산경제가 하루가 다르게 추락하고 있는 현실에서 고임금 저효율 구조, 수주절벽에 허덕이면서도 상대방을 쥐어짜 나의 이익만을 추구하겠다는 두 회사 노조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해 본다. 노사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힘을 합해도 시원찮을 판에 나만 살자고 내 밥그릇만 챙기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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