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가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남구 신정시장을 방문해 김기현 울산시장 등과 전통시장을 둘러보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사드 배치 등 복잡한 정세 고려 관저 휴가 전망 뒤엎고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신정시장·대왕암공원 등 찾아
김기현 시장·지역국회의원과 간담회서 지역현안 논의

휴가 일정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울산을 방문했다. 계속되는 조선업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지역 경제에 힘을 실어 주자는 ‘추천’에서 ‘방문’이라는 실질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오전 울산 중구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이곳은 지난 4일 박 대통령이 여름 휴가지로 추천한 곳 중 하나다.

박 대통령은 당시 국무회의에서 “최근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들이 있는데 올해 휴가 기간 동안 많은 국민들이 이 지역을 방문하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거제 해금강과 울산의 십리대숲을 언급했다.

이후 남구 신정시장을 방문해 김기현 울산시장, 정갑윤·강길부·이채익·박맹우의원, 서동욱 남구청장, 지역 상인 등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는 반구대암각화 보존 방안 등과 같은 울산시의 주요 현안이 논의됐다.

자리에 함께 한 신정상가시장상인회 이영건 회장은 시장의 현안을 설명하면서 최대 숙원 사업인 주차장 건립 문제를 건의했다. 신정시장은 주차장 부족으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지만 부지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수년째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의 건의사항에 박 대통령은 “꼭 기억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박 대통령은 동구 대왕암공원으로 이동해 문무대왕비가 묻혀 있는 대왕암의 수려한 해안절경을 즐겼다.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 중 외부를 방문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2013년 7월 박 대통령은 1박2일 일정으로 경남 저도를 방문한 바 있다. 저도는 과거 영애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가족들과 여름휴가를 보냈던 곳이다.

이후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지난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으로 경내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박 대통령의 이번 휴가는 지난 25일부터 5일간. 당초 올해도 관저에서 휴가를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대내외적 갈등,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의혹 등으로 국내외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휴가 중 울산을 찾은 것에 대해 “많은 국민이 국내 휴가를 통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을 찾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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