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지난 24일 저녁 현대차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협상을 마친 윤갑한 사장(오른쪽)과 박유기 노조위원장이 협상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임금 인상분·주식·상품권도
현대차, 경영실적 반영해 인상
영업이익·내수 점유 매년 하락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은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최종 합의로 이어질 경우 성과급과 격려금만으로 1,000만원 이상을 추가 지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합의된 현대차 노사 잠정합의안은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이 주 골자다.

성과급은 기본급이 아닌 통상임금 기준으로 지급하고, 주식은 회사가 자사주를 구입해 지급하기로 협의했다.

지급시기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올 12월까지 지급되는 성과급과 격려금을 따져 보면 1인당 1,000만원 이상 지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주당 13만원 상당의 주식과 상품권(20만원)까지 더해졌고, 임금 인상분까지 있어 근로자들이 받을 돈은 더 늘어나게 된다.

노조의 올해 14차례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에 따른 임금손실을 고려하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들 수도 있다.

회사는 직원마다 근속연수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임금 총액 규모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임금인상 폭에 비해 올해는 인상의 폭이 적었다. 

현대차 노사는 2015년 임단협에서 임금 8만5,000원 인상과 성과 격려금 400% + 42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포함), 주식 20주 지급에 합의했다. 또 노조는 2014년에는 임금 9만8,000원 인상과 성과 격려금 450% + 890만원 등을 지급받았다. 

현대차는 “올해 합의한 임금규모는 최근 3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경영실적을 반영해 임금을 인상했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와 환율불안,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 등 어려워진 경영여건을 고려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부터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 임금인상 규모를 억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현대차에 따르면 2012년 영업이익 8조4,406억원 달성을 기점으로 2013년 8조3,155억원(전년 대비 -1.5%), 2014년 7조5,500억원(전년 대비 -9.2%), 2015년 6조3,579억원(전년 대비 -15.8%)으로 매년 줄어들었다.

특히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 떨어진 3조1,042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2004년 4,900만원이던 직원 평균연봉은 지난 2014년 9,700만원으로 10년 새 두 배나 올랐다.
독일 폭스바겐(9,062만원)이나 일본 도요타(8,351만원) 보다 높다.

임단협 때마다 임금인상 억제 필요성이 제기되는데다 내수시장에서 독보적 위상을 차지한 현대차가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입지가 좁아진 것도 임금인상을 최소화한 요인으로 보인다.

2007년 49.1%에 달한 현대차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8.9%로 사상 최초로 40% 선이 무너졌고, 올해는 30% 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7월에는 33.7%를 점유, 30%까지 위협받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임금과 복지를 받고 있으면서도 과도한 임금요구가 쟁점이 되는 교섭문화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며 “앞으로는 경영실적을 고려한 교섭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