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주운 이야기
소라는
바닷소리
꼭꼭 담아 두려고
속 다 비운
껍데기로 살아간단다
귀 대어 봐
들리잖니
<박영식의 ‘바닷가…’ 中>
●일찍부터 많은 시에 등장해 감성을 적셔주던 소라껍데기. 여기엔 비움의 미학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채우려고만 드는 사람 곁에는 아름다움이 배어나질 않는다. 우리네 삶에 맑은 소리를 낸다는 것은 비워진 공간이 있어서다.
●박영식(朴永植·1952~) 시인·아동문학가는 경남 사천 와룡 출생으로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白磁를 곁에 두고’), 제101회 월간문학 신인상 동시(‘바닷가에서 주운 이야기 1.2’)에 당선됐다. 저서로는 「초야의 노래」, 「우편실의 아침」등이 있다. 현재 서재 ‘푸른문학공간’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