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일인 지난 22일 오후 9시 30분께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울산점 뒤편 나팔꽃사거리 인근 건물에서 나온 기름때로 오수관로가 막혀 생활오수가 역류했다. 이로 인해 이곳을 지나던 시민들이 악취로 큰 불편을 겪었다. 안시현 기자 mot_ash@iusm.co.kr

상가 밀집지 음식점·가정 등 유지류 여과없이 그대로 방류
남구, 오수관로 세정작업…상가 돌며 차단장치 설치 홍보

울산 남구 현대백화점 인근 나팔꽃 사거리에 악취를 동반한 오수가 역류해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지난 22일 오후 9시 30분께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뒤편 편의점 앞에서 오수가 역류해 나팔꽃 사거리가 오수로 흥건해졌다.

오수에서 발생한 악취가 주변지역을 뒤 덮었고 시민들은 코를 막고 자리를 피하는 등 때 아닌 소동으로 즐거운 주말저녁시간을 날 불쾌하게 보내야 했다. 인근에 있던 시민들은 오수를 피해 상가 앞 좁은 공간으로 통행했고 사람들이 북적되는 주말인 탓에 서로 부딪히며 지나가는 상황도 곳곳에 연출 됐다.  

주민 박모(25·여)씨는 “역류한 오수를 밟고 지나갔는데 온 몸에 역한 냄새가 벤 것 같다”며 “오랜만에 시간을 내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나왔는데 분위기를 망쳤다”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주민 이모(48)씨는 “비가 많이 내리는 것도 아니고 가을철 낙엽에 하수관로가 막힌 것도 아닌데 이렇게 오수가 역류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지자체에서 하수관리를 제대로 안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23일 남구청에 따르면 가정오수관을 타고 흘러들어온 오수들 중 유지류(기름 성분의 지꺼기)가 직경 400mm의 오수받이에 들러붙어 오수본관으로 흐르는 통로를 막으면서 나팔꽃 사거리 일대에 오수가 역류했다.

신고를 받은 남구청은 준설업체에 연락해 1시간가량 일대 오수관로에 대한 세정작업을 진행했다.

남구청은 음식점 등지에서 별다른 여과 없이 하수관로로 기름을 버리면서 오수받이에 유지류가 쌓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구청은 이 같은 오수역류를 줄이기 위해 평소 기름을 많이 취급하거나 기름기가 많이 발생하는 음식점 등을 돌며 기름을 여과하거나 유지류 차단장치를 설치해 달라고 홍보하고 있다. 유지류 차단장치를 설치하면 유지류가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업주들에게 유지류 차단장치 설치를 강제하는 규정이 없어 독려 밖에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최근 경기 탓에 상가가 짧은 시간에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다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재료나 특성에 따라 이 같은 장치가 필요 없는 곳들도 있어 설치를 의무화 하는 것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남구청 관계자는 “오수관로가 역류하는 것은 지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정리가 되고 있어 별다른 문제는 없다”며 “음식점과 가정에서 스스로 기름을 여과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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