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구청 김창욱 복지경제국장이 제18호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일자리 지원 사업을 실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안시현 기자 mot_ash@iusm.co.kr 

제18호 태풍 ‘차바’는 울산지역에 시간당 최대 13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로 많은 피해를 남겼다. 특히 저지대에 위치한 중구의 태화동과 우정동 지역은 그 피해가 전국에 알려질 정도로 극심했다. 

피해 당일인 지난 5일 장날로 붐볐던 전통시장과 상가는 하루아침에 폐허가 돼 버렸고, 손 쓸수 없는 상황에 삶의 터전을 상실한 주민들은 망연자실 했다. 20여 일이 지난 현재 현장은 거의 복구됐지만 아직도 도움의 손길은 절실하다. 

납득할 만한 원인 규명과 대책 수립이 이뤄질 때까지 태풍 ‘차바’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 듯 싶다.
중구청은 최근 태풍피해 복구를 위해 피해지역 주민들을 위한 일자리 지원사업을 벌여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구청 김창욱 복지경제국장을 만나 태풍피해 복구와 이번 일자리 지원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피해규모 3천건에 600억원 이상
특별재난지역 제외돼 더 큰 절망
주민 희망 잃지않고 제자리 찾아
전국서 도움의 손길 몰려 큰 의지

복구작업에 182개 일자리 창출
피해 복구·주민 심리적 안정 도움
강변 등 주민 편의시설 복구 총력

피해원인 규명·보상대책 등 숙제
재난예방사업 추진 국비 확보 노력

 

-중구지역이 태풍 ‘차바’의 피해가 컸다. 피해 현장에서 복구활동을 하면서 느낀 심정은 어떠했는지?

▲태화시장에서 3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해 온 상인들도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라며 한순간에 들이닥친 수마에 그간 일구어 온 것들을 고스란히 내 주어야 했다. 태풍이 지나간 현장의 참담함과 피해주민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와 공직자로서 노력이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중구지역이 태풍 피해가 가장 컸다고 한다.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 되나?

▲지난 5일 울산지역을 강타한 태풍 ‘차바’는 수많은 인명과 시설물 피해를 입혔다. 특히 중구 지역은 집계된 피해규모만 3,000건 이상, 600억원 이상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어난 강물에 자동차가 떠내려가고, 건물은 잠겼으며, 내부집기들은 폐기물이 됐다. 그리고 정부가 선정하는 특별재난지역에서 제외되는 아픔까지 겪었다.

지금껏 공직에 몸담고 있지만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더 힘들었을 주민들이 먼저 일어나 힘을 내는 데, 진흙탕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주민들이 희망을 갖고 저력을 발휘하는데, 종갓집 중구라는 말이 절로 생각났다.

▲ 중구 태풍 ‘차바’ 피해 복구 지원사업 일자리 참여자들이 27일 오전 수해 피해를 입은 유곡동 농경지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최근 태화시장에는 5일장이 들어섰다. 피해복구가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 되는 것 같다.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지?

▲공무원, 군경, 전국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 등 2만여명이 복구활동에 투입되고, 1,000여대 이상의 중장비가 거리를 누볐다. 하지만, 복구활동의 가장 큰 힘은 주민들이 보여준 삶에 대한 의지와 일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상가가 침수되며, 시장기능이 완전히 마비되고, 주택도 수해로부터 안전하지 못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활에서도 주민들은 다시 힘을 내 일어섰고, 결국 태풍 피해를 딛고 지난 20일에는 5일장이 들어서면서 과거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되찾게 됐다.

안타깝게도 특별재난지역에는 제외됐지만, 피해주민을 위한 수재의연금과 피해복구를 위한 자원봉사 신청이 줄을 이었다. 

전국 팔도에서 도움의 손길을 보태준 분들이 있어 큰 의지가 됐다. 부모, 형제의 일처럼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먼 거리를 달려온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난 24일부터 태풍피해 복구를 위한 일자리 지원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주민들로부터 반응이 좋은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가?

▲비록 한시적 일자리지만, 태풍피해의 조속한 복구에 발맞춰 182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다.

고용노동부에서 태풍피해 복구를 위한 일자리 창출사업 공모가 있었다. 태풍피해로 고통받는 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복구활동도 병행할 수 있어 이번 사업이 지역실정에 부합하고 시기적절하며 사업의 긴급성, 필요성에서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아울러, 일자리 지원사업을 통해 피해복구뿐만 아니라 주민 심리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6년 일자리창출 공모사업에 중구청은 중구희망플러스사업, 태풍 ‘차바’ 피해복구 지원사업을 신청해 국비 4억여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5억8,000만원을 확보했다. 지난 19일까지 참여자를 모집해 182명을 선발해 지난 24일부터 12월 23일까지 2개월간 태풍 피해복구가 필요한 곳곳에 배치했다. 

▲ 중구청 직원들이 태화종합시장에 마련된 태풍 피해 복구 종합상황실에서 피해 접수 및 복구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태풍 피해복구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가?

▲태풍 ‘차바’로 인한 피해는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현재 많이 복구됐다. 그러나 태화강, 동천, 척과천 등 강변과 물놀이장 3곳, 십리대밭, 태화강대공원, 체육시설, 입화산 등 아직 복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 

이제는 일자리 참여자들과 함께 이러한 주민편의시설과 강변 등에서 복구에 총력을 쏟아야 할 때다. 
태화시장 등 인구밀집지역이 안정을 되찾고 있는 만큼, 태화강, 동천강 등 강변과 입화산, 농경지와 도로 등에도 본격적인 시설복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태풍으로 인해 차질을 빚었던 도시의 제기능을 점검하고, 하나하나 복구하는 데 이번 일자리가 큰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신속한 피해복구를 기대한다. 향후 안전도시 중구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지난 20일 태화시장은 5일장이 열리면서 여느 시장의 분위기로 분주했다. 상인들은 물건을 팔기위해 목청을 높이고, 주민들은 좋은 물건을 고르기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다시 활기를 찾은 시장은 태풍이 오기 전 모습을 거의 회복한 듯 했다.

태풍피해 현장에서 5일장이 열리기까지 시간을 되돌아보면 정신없고 힘든 날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중구민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중구를 종갓집이라고 일컫는데, 괜히 종갓집이라고 하는 게 아니구나 생각했다. 짧은 시간동안 큰 피해를 입었지만 중구민들이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이번 태풍피해를 반면교사 삼아 배수장 건설, 저류조 조성 등 안전한 중구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대책을 찾아가겠다. 피해주민들의 아픔을 통감하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희망을 만들어 갈 것이다. 

태풍은 지나갔지만 피해원인 규명과 보상, 방재대책에 까지 어려운 일들이 산재해 있다. 하지만 청장 이하 전 중구청 소속 공무원들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종갓집 중구민의 자존심을 세우고, 종갓집으로서 위상을 세우는 일에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겠다. 

또 완벽한 피해복구와 국비 확보, 항구 재난예방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주민들이 한 마음으로 합심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