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에서 함께 뛴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포옹하는 김재호(오른쪽)와 손시헌.

두산 베어스 주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던 손시헌(36·NC 다이노스)과 김재호(31·두산)가 적으로 만나 한국시리즈 패권을 다툰다.

안정감 있는 두 내야 사령관의 수비 대결은 2016 한국시리즈의 흥행 요소 중 하나다.

작은 체구 탓에 프로 스카우트로부터 외면받은 손시헌은 2003년 육성 선수로 힘겹게 두산에 입단했다. 2003년 59경기에 나선 손시헌은 2004년 122경기를 뛰며 두산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김재호의 출발은 손시헌보다 화려했다. 김재호는 중앙고 시절부터 차세대 대형 유격수로 주목받았다. 두산은 김재호를 1차지명했고, 계약금 2억원을 안겼다. 

하지만 김재호는 팀 선배 손시헌을 넘지 못했다. 손시헌이 군 복무하던 2008년에만 112경기를 뛰었을 뿐, 백업 내야수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경험과 안정감에서 손시헌이 김재호를 앞섰다.

2011년부터 조금씩 두산 유격수 자리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2004〜2010년(2007·2008년 군 복무)까지 매 시즌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던 손시헌은 2011년부터 팀 내 입지가 조금씩 줄었다. 잔부상에 시달리거나, 타격 부진이 길어지면서 벤치를 지키는 날이 늘었다. 손시헌은 2011년 92경기, 2012년 86경기, 2013년 93경기를 뛰었다. 동시에 김재호가 그라운드를 밟는 날은 늘었다. 김재호는 2011년 54경기에 나섰고, 2012년에는 84경기, 2013년에는 91경기를 뛰었다.

2013시즌이 끝난 뒤 손시헌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손시헌은 NC와 4년간 30억원에 계약했다.

손시헌이 떠나자, 김재호가 꽃을 피웠다.

2014년 개인 최다인 122경기를 뛰며 ‘감각'을 익힌 김재호는 지난해 133경기에 나서 타율 0.307, 3홈런, 50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손시헌과 김재호는 서로에게 배트를 선물하는 친한 선후배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10년 넘게 경쟁자였다.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둘의 경쟁은 절정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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