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와 KTX열차에도 특실이 있고 곰탕집에 가면 고기 건더기를 더 먹을 수 있는 ‘특곰’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특별검사제’가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의혹 규명 실패’ ‘혈세 낭비’ 등 오명을 안고 끝내는 경우가 많아 ‘특검(特檢) 무용론’이 불거졌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와 옷로비 수사에서 시작된 특검은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열두번째다. 이용호 게이트 특검처럼 나름의 성과를 보인 팀도 있었지만, 대개는 시간과 노력·비용에 비해 특별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08년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BBK 특검은 예산 10억여원과 수사 인력 90명이 투입됐지만 핵심 참고인 등을 한 차례도 조사하지 못한채 38일 만에 무혐의 결론으로 끝났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비리를 수사한 특검 역시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한 명만 기소한 채,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의 비리의혹은 대부분 사실무근으로 결론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 수사팀장에 반박(反朴)대열의 선봉에 서있는 윤석렬 대전 고검검사를 임명했다.  4명의 특검보와 20명의 검사, 40명의 수사관으로 이뤄지는 특검의 수직체계를 고려할때 특검보부터 임명하는 것이 옳았다. ‘스타 특검’이 뜨면 다른 검사와 수사관들은 들러리가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스타플레이어가 아니라 수사기술자”라는 얘기다. 

검찰권도 하나의 권력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중심권력이라고 한다면 검찰권은 주변권력이다. 열린 민주사회가 아닌한, 주변권력은 항상 중심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충돌을 회피하는 울타리를 친 뒤 그 속에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속성을 갖는다. 

지금 검찰 내부는 살아남으려는 자와 밀어내려는 자의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 특검은 이들의 전략과 전술의 도구가 됐다. 첩자를 이용해 적을 흔드는 반간계(反間計)가 기승이다. 특검이 광장의 민심에 휩쓸려 가는 듯한 인상을 줘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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