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하 극작가·연출가

# K형, 12월입니다. 12월이 되면 곳곳에서 망년회가 열립니다. 잘 아시겠지만 한 해를 보내며 모든 괴로움과 어려움을 잊자는 모임이 망년회(忘年會)입니다. 사실 망년회가 일본식 한자어라 송년회로 바꿔야 하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민초들의 마음에 괴로움과 어려움이 켜켜이 쌓여서 그런지 망년회가 입에서 떨어지지 않네요. 하여튼 며칠 전 그렇고 그런 망년회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이런 저런 언어들이 술잔처럼 부딪히고 마음이 허물어져 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모임의 대다수가 저처럼 변경에 발을 딛고 사는 참석자가 아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날 2017 울산 방문의 해 관련해 귓전으로 흘려보내기엔 아까운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 “반구대 암각화 박물관, 대왕암 공원, 장생포고래마을 등 모두 낮에 구경하고 저녁에 언양, 봉계에서 소고기도 먹고 방어진이나 정자에서 회를 먹고 다 좋다. 그런데 밤에 뭘 하라는 거지. 울산에 와서 낮과 저녁까지는 좋다 이거야. 굳이 중국이나 태국 등 외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울산 인근 경주나 김해도 상설공연이 있는데 울산은? 밤에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밤에 볼거리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다른 친구는 “체류형 관광이 되려면 저녁 먹고 볼 수 있는 공연코스가 하나라도 있어야지. 관광객들이 울산에 오면 낮에는 십리대숲 갔다가 반구대 암각화 보고 언양불고기 먹고 상설공연보고 울산대교야경보고 숙박 후 그 다음날은 방어진 대왕암보고 점심은 회를 먹고 이래야 체류형 관광이지” 

#  K형, 2017년 울산 방문의 해 관련해 다양한 계획과 홍보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설공연 계획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울산은 알려진 것 보다 역사나 볼거리가 저평가된 도시입니다. 2017 울산 관광 방문의 해에 상설공연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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