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시장 주요문화사업, 첫 행사에 시비만 45억원 들여
문화계·시민단체 "예산 불평등 배정, 차별성 없는 K-팝 행사" 

 

3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관에서 열린 '원아시아 한류스타&뷰티전'에서 관람객들이 아이돌그룹의 홀로그램 공연을 보고 있다. 이곳에는 한류콘텐츠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한 한류스타존이 마련됐다. 연합뉴스

2017년도 부산시예산안 심의에서 시의회와 부산시가 한류 축제인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을 놓고 충돌했다.

8일 예산심의 중 정회에 이어 9일에는 심의시작이 지연되는 등 이틀째 정회와 속회를 반복했다.

논란이 된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은 지난 10월 1일부터 23일까지 아시아드주경기장, 벡스코 등지에서 올해 처음으로 열린 행사다.

이 행사는 서병수 시장이 취임후 가장 애착을 가지고 추진하는 사업이어서 문화계 일각에서는 '서 시장 축제'로 부르기도 한다.

이 축제는 지난해 10월 기획단계부터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우선 단일 축제에 100억원이란 큰 돈이 들어간다는 점과 부산에 같은 시기 아시아송페스티벌(10월 8∼9일)이 열리고 전국 다른 곳에서도 유사한 축제가 많다는 점 때문이었다.

올해 처음 열린 이 행사에 부산시 예산만 45억원이 들어갔다.

애초 계획 때는 시비 30억원, 국비 30억원, 민간투자 40억원이었다. 그러나 국비를 9억원 확보하는 데 그치고, 민간투자(현물, 협찬금 등)도 이뤄지지 못하자 시비를 45억원으로 늘려 총 83억원으로 행사를 치렀다.

시는 민간투자 부분 중 민간협찬 목표를 15억원으로 잡았지만 부산은행 등 4개 업체에서 4억원을 협찬받는 데 그쳤다.

시는 축제후 결과보고에서 축제기간 부산을 방문한 관람객은 외국인 3만2천812명을 포함해 모두 25만2천927명으로 집계, 당초 15만명으로 잡았던 관람객 목표를 69%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시의 평가는 자화자찬 평가라는 지적이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시와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

이 행사와 관련한 정보공개청구 자료, 질의서, 의견서 등을 토대로 시민연대가 축제를 사후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한류를 활용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신한류 브랜드를 창출하는 것이 이 행사의 목표였지만 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축제가 전체 비용의 3분의 1이 투입되는 K-팝 중심의 행사로 흐른 데다 부산 만의 특색있는 콘텐츠가 없는 축제였다고 평가했다. 전국 어디서나 열리고 있는 K-팝 행사와 차별성이 없는 천편일률적인 행사였다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 3만2천여명도 실제 비행기나 배를 타고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인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부산 문화계에서도 이 축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달 29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2016부산비엔날레 폐막기자회견에서 한 인사는 "비엔날레에 지원하는 부산시 예산은 원아시아의 4분에 1에 불과하지만 관람객은 훨씬 많았다"며 "문화예산 배정에 나름대로 어떤 원칙이 있어야 하는 데 한쪽에 치중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올해 부산비엔날레에는 31만5천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예산은 12억9천여만원으로 원아시아의 29%에 불과하다.

원아시아페스티벌에 대해 각계에서 비평의 목소리가 나오자 부산시의회도 시의 내년 예산편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민주당 정명희 의원은 8일 오후 예산심의에서 김병기 문화관광국장을 상대로 "올해 행사 때 국비지원이 당초 계획과는 달리 대폭 삭감되고 티켓발매, 협찬도 저조했다"며 "그런데도 지난 대회와 같이 45억원을 편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명희 부산시의원이 원아시아페스티벌 예산 관련질의중 부산시 간부가 부실한 답변과 의회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눈물을 보이며 질의 중단을 선언했다.[부산시의회 제공=연합뉴스]

핵심 질문을 피해가던 김 국장은 답변과정에서 갑자기 "이 자리가 검찰수사를 받는 자리도, 청문회 자리도 아닌데 의회가 왜 그러느냐"고 발언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김 국장은 이어 "부산시의회는 이렇게 (회의를)진행하는 것이 맞습니까"라며 의회와 질의의원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동료 시의원들이 김 국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면서 고성과 언쟁이 오가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정 의원은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자료를 분석하고 시민을 대신해 질의를 하는 데 '의회가 이런 식이냐'고 말하는 것은 저의 많은 노력과 시간을 의미없게 만드는 것"이라며 "더 이상 질의를 하지 않겠다"고 질의 중단을 선언하고 눈물을 글썽이며 회의장을 나갔다.

같은 당 시의회 전진영 의원은 김 국장의 답변태도에 항의, 9일 예산심사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축제는 케이팝(K-POP) 공연, K-뷰티, K-푸드, 한류스타특별전, 뮤직플랫폼, 콘퍼런스, 공연, 전시, 체험, 이벤트 등 한류 마케팅을 활용한 종합축제 형식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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