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9개 州 중 가장 부유
中企 대부분 직원 250명 미만 
청년취업 유도 정책지원 활발

교육지원금제 ‘빌둥쉐이크’
직장인·재취업·무직 등 상관없이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혜택

마이스터 자격증 적극 권장
주정부가 교육비용 50% 부담
1인당 최고 900유로까지 지원

20대 청년들은 ‘헬조선’이라는 드라마보다 더 비극적인 현실에 직면해있다.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사태는 과연 이 나라가 민주주의가 맞는지 반문하게 만든다. 
기회 평등의 원칙이 붕괴되고 ‘헬조선 신분제’가 공고해졌다는 공분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돈도 실력이라고, 능력 없으면 부모를 원망하라’는 최의 딸 정유라를 보며 이 시대의 평범한 청년들은 “열심히 사는 게 의미 없다”고 절망한다.  
본지는 헬조선 청년들의 지구정착 해법을 찾기 위해 지역신문발전위원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지사가 주관한 ‘유럽은 청년문제 어떻게 해결하나’라는 주제의 공동기획취재에 참여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청년들의 현주소와 유럽의 청년정책을 5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주>

오스트리아는 중세시대 때 유럽에서 가장 강한 제국이었다. 사진은 중세건축물이 즐비한 잘츠부르크 도심 전경.

◆ 보편적 복지 아닌 ‘실용적 복지’ 도입
모델유럽 중앙부에 위치한 오스트리아는 인구 820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대표적인 ‘복지강국’으로 꼽힌다. 1인당 국민소득(4만5,000달러)이 세계 18위이고, 실업률은 2015년 기준 5.9%로 유럽연합(EU) 국가는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오스트리아는 영미식 신자유주의나 스웨덴 등 북유럽식 보편적 복지 보다는 실용적 복지모델을 도입했다. 모든 연령층이 복지수혜를 받지만, 청년취업을 유도하는 정책지원이 가장 활발하다. 

알프스 중턱에 위치한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 9개 주(州) 가운데 가장 부유하고 관광·상업적으로 잘 발달된 도시다. 중세시대 건물양식이 그대로 남아있는데다, 천혜의 자연경관인 알프스 산자락을 끼고 있고, 모차르트 생가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도 유명해 체류형 숙박을 하는 연간 관광객이 전체 인구(54만 명)의 절반인 100만 명에 달한다. 
영남알프스에,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까지 위치해 관광자원이 풍부한 울산과 닮았다. 하지만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지역경제의 버팀목이라는 대목이 울산과 다르다. 잘츠부르크 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전체를 보더라도 직원 250명 미만의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는 잘츠부르크는 관광자원이 풍부해 오스트리아 9개 주(州) 가운데 가장 잘 사는 도시다.

◆ 청년 마이스터 양성 교육비 ‘빌둥쉐이크’ 지원
잘츠부르크의 실업률은 오스트리아의 전체 실업률 보다 낮다. 이 도시의 청년들은 기술분야의 장인(匠人)인 마이스터가 되는 것을 선호한다.
‘빌둥쉐이크’라는 교육지원금제는 잘츠부르크 주정부가 15년 전 도입한 제도로, 가장 대표적이고 성공적인 청년 지원정책이다. 기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금이나 실업교육 지원금정책과는 성격이 다른 추가 지원금 제도다.  

특별한 나이제한은 없다. 이 도시에 거주하거나 직장을 다니는 18세 이상 청년들 가운데 새 일자리를 찾거나, 자신의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재교육을 받으려는 사람이 있으면 그 비용을 지원해준다. 현재 직장이 있건, 무직이건 상관하지 않는다. 다른 주 출신이거나 국적이 다르더라도 잘츠부르크에서 세금을 내고 있으며 수혜자가 될 수 있다. 
통상 연간 6,000건 정도의 교육지원금 신청서가 들어오는데 선별과정을 거쳐 5,000건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주정부는 ‘빌둥쉐이크’를 통해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251만유로(31억 원)를 지원했다. 지원금 규모는 부부의 경우 5만5,000유로를 넘지 않지만, 가임기에 속한 젊은 부부의 경우 장래에 출산할 아이까지 감안해 4인 가정 수준으로 지원해준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주정부 경제관광자치행정국의 크리스티안 질러트마이어 과장이 국내 공동기획취재단에게 청년 지원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마이스터 자격시험’ 비용도 지원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는 자신의 이름으로 미용실이나 제과점, 공장 등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자영업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마이스터 자격증’이 필요하다. 일반기업에서 직업훈련을 받을 때도 마이스터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만약 자격증이 없으면 평생 다른 사람 밑에서 직원으로 일해야 한다. 
문제는 이 자격증을 따려면 큰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대개 전체 교육비용은 1,800유로 정도인데 시험을 보려면 2,000유로를 응시료로 내야한다. 자격증 시험에 떨어지면 그 횟수만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잘츠부르크 주정부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이스터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년 전부터 마이스터 자격시험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단, 전체 교육비용의 50%는 자신이 부담하고 나머지 50%를 주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1인당 받을 수 있는 최고 금액은 900유로이며, 응시료는 2,000유로는 별도 지원된다.

잘츠부르크 주정부 크리스찬 잘레트 마이어 경제관광자치과장은 “마이스터를 양성하면 기업유치가 활발해지고 그만큼 좋은 일자리 창출될 수 있다”면서 “마이스터는 일반 근로자보다 소득이 높아 많은 세금을 내고 주정부는 이 세수로 또 다른 전문인력을 키워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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