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포획에 씨 말랐나…10년 전보다 60% 감소, 주민도 잘 못 먹어

 

 

대게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게가 아니고 금(金)게입니다."

본격적인 대게 철에 접어들었으나 어획량은 갈수록 줄고 값은 비싸다. 현지 주민도 잘 먹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경북 동해안은 전국 대게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10년 전만 해도 연간 4천t 이상 잡힌 대표적인 효자 어종이었지만 무분별한 남획과 불법포획으로 해마다 어획량이 줄고 있다.

2007년 4천129t에서 2010년 1천810t, 2013년 1천570t으로 많이 감소했다. 2014년 1천706t으로 다소 늘었으나 작년에 1천625t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10년 전인 2007년보다 무려 60% 이상 감소했다.

대게 최대 집산지인 포항 구룡포 위판량도 작년 717t(135억원)에서 올해 11월 말 현재 529t(129억원)으로 확 줄었다.

위판량은 크게 줄었지만, 위판액이 거의 비슷한 것은 대게 값이 그만큼 크게 올랐다는 것을 말한다.

일반인이 찾는 수산시장과 대게 음식점에서는 예년 같으면 한 마리에 7천∼1만원이던 대게가 지금은 1만∼3만원을 줘야 먹을 수 있다.

속이 꽉 차고 단맛이 나 최고로 꼽히는 박달대게는 한 마리에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서울에서 온 유종우(50)씨는 "매년 겨울에 가족과 함께 대게를 먹으러 오는데 올해는 유독 비싼 것 같다"며 "4명이 20만원을 줘도 겨우 맛만 볼 정도라니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압수한 대게암컷 {포항해경 제공=연합뉴스}

대게 생산량 감소에 가장 큰 원인은 불법포획이다.

포항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9일까지 대게 불법포획 사범은 60건에 111명으로 작년 27건에 50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구속자도 16명으로 작년 4명보다 4배나 많다. 올해만 불법 포획한 3만마리를 압수해 바다에 방류했다.

대게는 11월부터 5월까지만 잡을 수 있다. 이 기간에는 어민이 바다에 나가면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대게 자원 보호를 위해 연중 포획을 금지한 대게 암컷과 길이 9㎝ 이하 어린 대게까지 무분별하게 잡는 것이 문제다.

대게 암컷 한 마리는 알 10만여개를 품고 있고 이 가운데 100개 정도만 대게로 자라는 데 이마저도 10년이 걸린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암컷 10만 마리를 잡으면 대게 1천만 마리가 없어진다.

불법포획으로 대게 자원이 줄면 값은 그만큼 올라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을 되풀이한다.

게다가 내년에는 해양수산부가 대게 자원 보호를 위해 총허용어획량(TAC)을 올해 1천194t에서 906t으로 크게 줄여 대게 맛보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대게는 동해안 어민 주요 소득원으로 반드시 보존해야 할 전략 수산물이다"며 "경찰, 지자체와 협력해 대게 보존과 불법포획 근절을 위해 할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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