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 유익한 물건은 왜 대부분 미제(美製)인가. 전화기, 축음기, 전력, 백열전구, 아스피린, 진공관, 비행기는 모두 미제였다. 텔레비전, 제트엔진, 원자로, 전자레인지도 그랬다. 로봇, X선 촬영기, MRI, 노트북, 이메일, 인터넷도 미제다. 급기야 아이폰, 아이패드, 사물인터넷, AI로까지 진화해온 모든것의 대부분도 미제다.

미국도 처음에는 유럽을 베꼈다. 토머스 제퍼슨은 “인간의 지식은 높이 내걸린 등잔불과 같아서 그 불을 조금 옮겨붙인다고 줄어들지 않는다”며 익살을 떨었다. 미국은 정략적 이민을 통해 지식을 통째로 수입했다. 미국의 작년 노벨상 수상자 6명은 모두 이민자 출신이다. 2000년 이후 미국의 노벨상 수상자 78명 중 38명 역시 이민자다. 미국은 사업가도 빨아들인다. 중소기업과 기술창업자 역시 30%가 이민자들이다. 

하얀계란도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선 갈색 계란만 팔까. 하얀계란, 갈색계란 색깔이 다른 이유는 단순하다. 레그혼 같은 하얀닭은 하얀계란을, 로드아일랜드 레드나 뉴햄프셔 등 갈색계통 닭은 갈색알을 낳는다. 깃털 색을 결정하는 색소가 계란 색을 결정한다. 맛이나 영양의 차이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에서 갈색계란이 주류가 된 것은 1980년대부터였다. 하얀계란이나 갈색계란은 모두 외래종 닭이 낳지만 갈색계란은 토종닭이 낳은 알처럼 보여 인기가 있었다. 하얀계란은 이물질이 묻으면 눈에 더 잘 띄어 비위생적으로 비쳤기 때문이란 얘기도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계란의 99%는 갈색이다. 

미국산 하얀계란이 인천국제공항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샘플용 계란이 검역검사결과 이상이 없으면 설 이전 판매된다.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이 계란파동과 함께 왔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하루 4,300만개 공급되던 국내 계란이 2,900만개로 줄어들었다.  올 설을 쇠려면 4,200만개가 부족하다. 미국산 소고기파동 이후 하얀계란이 정유년 설을 장식하게 됐다. 유익한 물건 대부분이 미국제라더니 이제 미국산 계란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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