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여성들 중에 ‘배가 무지근하게 아프다’ ‘허리가 뻐근하다’ ‘속이 매스껍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감기도 아니고, 체한 것도 아니다.

바로 생리통이다. 생리통은 통경(痛經)또는 월경통이라고 하는데 월경 기간 중 혹은 그 전후로 복통, 요통, 두통 및 소화기계 등의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생리통은 사춘기 여성의 약 52% 정도가 겪고 있으며, 그중 10%는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월경통은 원발성 월경통, 속발성 월경통으로 나뉘는데 속발성 월경통은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선근종 및 골반강내 염증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한다. 원발성 월경통은 부인과계의 특별한 기질적인 병변 없이 증상이 나타나는데, 발병 요인은 매우 다양해 전신쇠약, 빈혈, 자궁 발육 부전, 자궁근 위축, 난소 기능 저하, 여성호르몬 기능 저하, 운동 부족 및 심리적인 스트레스 등이 지목되고 있지만 정확하지 않다. 또, 속발성 월경통의 경우도 반드시 기저 질환이 치료돼야만 월경통이 좋아지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최근 내원한 환자의 경우를 실례로 들어본다. 이 환자는 40대 중반의 미혼여성으로 2016년 1월 중순 내원 당시 산부인과에서 자궁벽이 두꺼워져 있는 자궁선근종으로 진단받았다. 극심한 월경통과 월경량 과다로 2016년 10월 중순까지 총 22회의 침구치료를 시행했으며 탕약 치료는 하지 않았고, 한약을 분말가루형태로 추출한 EX제는 내원하지 못할 경우에만 처방했다.

환자는 과거 30대에는 1년에 몇 차례만 심한 월경통이 있었으며, 40대에는 그 빈도가 점점 더 잦아졌고 2014년부터 울산 모 산부인과에서 관련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은 상태였다.

본원 치료 이후 2016년 7월경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처방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양약을 복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최초 VAS(자각적으로 느끼는 통증의 척도표) 조사상 9 정도(10:가장 심한 통증)의 통증을 호소했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1~2 정도로 거의 통증으로 인한 불편을 느끼지 않는 상태이며 월경량도 많이 감소됐다고 했다. 10월 초의 산부인과 검사상 자궁벽의 두께 변화는 전혀 없는 상태여서 자궁선근종이 호전됐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왜 통증은 감소됐을까? 침구치료가 단순히 진통효과만 있다면 치료받지 않은 기간의 월경통이 감소되는 것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한의학에서는 해부 조직학적 분석방법으로 특정 조직의 구조적 병변이나 통증의 발생 기전에 집중하기보다는 몸 전체를 미분화된 전일체(全一體) 개념으로 기(氣)의 불균형 및 각 부분 간의 순환 장애 등의 전체적 흐름을 중시한다. 월경통은 대체로 스트레스, 허약한 기운, 혈액 순환 장애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적 치료는 진단에 따라 막힌 것은 풀어주고, 부족한 것은 보충하고, 뒤틀린 것은 바로 잡아 주는데 있다. 구체적 치료술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온열치료, 침구치료, 탕약 치료 및 추나치료 등을 구사한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 적절한 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평소 관리 및 예방이 중요한데,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면서 기혈의 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찬 곳에 오래 앉아 있거나, 짧은 치마를 입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사는 필수적이며 월경 시에는 과로를 피하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월경통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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