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작가 토마스만(Thomas Mann·1875~1955)의 소설『마(摩)의 산(山)』은 2권 분량의 방대한 작품으로 주인공 한스 카스토르프가 결핵요양소에 입원한 사촌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요양원은 요즘 ‘다보스 포름’으로 유명해진 스위스 다보스의 해발 1,600m의 베르크호프산에 있다. 결핵균이란 건조한 곳에서는 자라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요양소는 통상 높은 곳에 지어졌다. 공기 맑고 오존이 풍부한 해안가에 요양소를 지었던 우리나라와는 달랐다. 그곳을 ‘마의 산’이라 부른 이유는 그 아래 세상과는 달리 시간을 느낄 수 없는 몽환적인 곳이기 때문이었다. 세상과 동떨어져 폐쇄된 ‘마의 산’ 요양원은 삶과 죽음의 경계지점으로 세계 각국에서 온 유복한 환자들이 머물고 있었다. 하루 다섯끼 호사스런 식사와 일광욕, 산책, 규칙적인 체온체크가 주요 일과였다.

쉬지 않고 산소를 흡입하고 혈액속 노폐물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폐는 오염된 공기에 손상된다. 외부 공기가 기도를 거쳐 곧장 들어가기 때문에 폐는 직접 손상을 입는 유일한 장기다. 손상후 생긴 염증은 주변 조직까지 손상시키고 굳어져 조직변형을 일으킨다. 이처럼 변형된 폐세포는 재생되지 않고 암으로 발전한다.

연초부터 극심한 스모그가 중국대륙을 덮치면서 맑은 공기를 찾아 떠나는 ‘폐(肺)세척 관광’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여행지로는 몰디브·세이셸군도 등과 같은 인도양 섬나라뿐 아니라 북극에 가까운 아이슬란드, 남극으로 가는 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실제 중국인들이 많이 예약한 해외 관광지로는 우리나라 제주도와 태국 푸껫, 인도네시아 발리 등이 가장 많았다. 중국 국내에서는 겨울에도 따뜻하고 물과 공기가 깨끗한 남부지역의 싼야(三亞), 샤먼(廈門) , 구이린 (桂林) 등이 인기다. 

하지만 막상 스모그를 피해 폐를 청소할 곳으로 가는 비행기표는 끊었지만 스모그에 포위된 베이징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되는 날이 많아 폐세척 탈출도 쉽지 않다는 푸념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