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경기부진,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난 속에서도 지난해 울산의 기부문화는 식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팍팍한 경기에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았는데도 울산의 기업과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가난한 이웃들에게 온정을 베푸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눔 도시 울산’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인 만큼 여간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어제 2016년 한 해 동안 울산에서 134억 원을 모금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모금목표액 106억6,000만원을 훨씬 초과한 것이다.

경기가 비교적 괜찮았던 2015년(104억원)보다도 더 많은 액수가 모인 것이다. 모금액 중 기업 등 법인의 기부는 전년보다 22억 원이 늘었고, 개인 단위 모금액도 9억원이 증가했다고 한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 에스오일 등 지역의 대기업들이 성금을 잊지 않았다. 

개인들 기부참여가 크게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울산에선 개인 기부 확산을 위한 소액기부 캠페인인 ‘울산시민 나눔천사 계좌갖기 캠페인’과  ‘착한가게 캠페인’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캠페인에 참가한 개인들은 경기침체가 심각했던 최근 몇 년간 더욱 많이 늘어났다.

그 결과 개인 기부 금액은 갈수록 늘어났고, 지역 나눔 문화가 생활 속에 정착하고 있는 느낌이다. 실제 지난해 1인당 모금액을 비교해보니 울산이 1인당 1만1,431원을 기부해 광역시 단위 1위, 전국 단위론 제주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오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희망2017나눔캠페인’(사랑의 온도탑)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온도가 94.9℃에 달해 목표(58억5,000만원)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 지난 연말 사랑의 온도탑을 처음 시작할 때 까지만 해도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 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됐고,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시민들의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되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기부문화’는 선진화를 가늠하는 척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진화된 기업일수록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한 기부에 인색하지 않는다. 이는 해마다 어마어마한 기부를 하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의 기업들을 보면 쉽게 확인된다. 선진 사회의 개인들도 안정된 사회를 위해 기부를 아끼지 않는다.가난한 이들이 많으면 사회전체가 불안해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울산의 기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선진도시로 발전하고 있다는 반가운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올 한해도 울산의 기부문화가 들불처럼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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