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5년만에 당명을 바꾸기로 했다. 2012년 2월 2일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가 합당하면서 2012년 2월 13일 제15차 전국위원회에서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개정한 지 5년만이다. 

당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자 말들이 많았다. 새누리란 새로운 세상을 뜻하는 우리말로 박근혜 대통령과 신천지교회와의 연관이 있다는 말들이 나오는 등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고 2012년 치러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광역단체장 8명,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절반가까이 차지하면서 보수정당의 입지를 강화했다.

그러나 지난해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 하면서 새누리당은 수명을 다 한 만큼 당명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결국 새누리당은 새로운 세상을 열지 못하고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당이 분열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지도부는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실무회의를 열어 당명을 바꾼다고 확정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설 연휴가 시작되는 27일 이전에 국민을 상대로 당명 공모를 시작해 ‘보수적통’과 ‘미래지향적 개혁’, ‘책임 있는 정당’의 의미를 최대한 포괄하는 내용을 다음달 초에 선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당명을 바꾼다고 해서 당의 부정적 정체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의 뿌리를 보면 이승만 정권의 자유당, 박정희 정권의 민주공화당에 이어 전두환의 민정당, 3당합당의 민자당 그리고 김영삼의 신한국당을 거쳐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져 왔다.

더욱이 새누리당은 우리나라 역사상 민간인이 국정을 농단해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왔다.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책임이 있다. 새누리당이 당의 간판을 바꿔 단다고 해서 국민들로부터 용서를 받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은 당명을 바꾸는 것 보다는 새누리당의 환골탈태를 바라고 있다. 국민들의 눈가림을 위해 당명을 바꿔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이 지금 필요한 것은 당이 갖고 있는 부정적 정체성을 긍정적 정체성으로 만들어 내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한 반성과 함께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박근혜 그림자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간판만 바꿔 내건다면 더 큰 국민의 저항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새누리당이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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