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물량 작년 동기보다 6.6% 늘어
업계 인력·차량 추가 투입 적기 배송 안간힘

청탁금지법 첫 적용으로 물량 감소 예상 빗나가
짧은 연휴·얇은 주머니에 귀향 대신 선물 늘어
고가 선물 못해 저렴한 선물 여러명에 보내기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열흘 앞둔 18일 울산우편집중국 직원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택배우편물을 처리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정훈 기자 idacoya@iusm.co.kr

불황으로 ‘설특수’를 기대하기 힘든데다 청탁금지법 적용을 받는 첫 명절이어서 택배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관련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짧은 연휴에다 경기 침체로 귀성 대신 선물만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청탁금지법으로 저렴한 선물을 더 많은 곳에 하기 때문이란 등의 갖가지 분석이 나온다.

18일 부산지방우정청에 따르면 울산지역을 관할하는 울산·남울산·동울산우체국의 택배 접수 물량은 설 특별 소통기간 첫날인 지난 16일과 17일 각각 1만8,159상자와 1만4,279상자로 평소에 비해 약 20~40% 증가했다.

설 택배 물량이 증가하는 초기 단계여서 큰 폭으로 늘지는 않았지만 부산우정청은 이번 주말 전후부터 크게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설 특별 소통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평일에 비해 70% 증가할 것으로 부산우정청은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설에 비해서도 6.6%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부산우정청은 특별소통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각 총괄우체국과 집중국에 추석 우편물 특별소통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비상근무체계에 돌입했다.

울산에는 40명의 인력과 함께 차량을 추가로 투입해 늘어나는 택배물량을 처리해 나갈 방침이다. 우체국은 전국적으로는 인력 2,400여명과 차량 2,170여대를 추가 투입했다.

울산우체국에서 배송업무를 하는 한 관계자는 “올해 설에는 사회 경제적 분위기도 그렇고 청탁금지법 때문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접수되는 물량이 많다”며 “지난해 설보다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간 택배업체도 설 대목을 앞두고 늘어나는 물량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업체는 예년 설에 비해 최대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CJ 대한통운은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며 협력업체 차량을 추가 확보하고, 콜센터 상담원과 상·하차 분류 아르바이트 인력을 늘렸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1,000여대의 택배 차량을 추가 투입하고, 본사 직원 300여명도 현장 지원에 나서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올해 설 예상과는 달리 물량이 증가하는 것은 연휴 기간이 짧은 데다 불황으로 형편이 넉넉지 않자 귀성하는 대신 선물만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한 사람에게 보낼 고가의 선물을 가공식품이나 세정제, 종합선물세트 등 저렴한 선물로 바꾸면서 여러 사람에게 보내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택배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세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물류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택배시장 물량이 12% 이상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다”면서 “청탁금지법과 상관없이 택배 물량이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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