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최근 재테크 분야에서 나타나는 뚜렷한 특징 중 하나가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부쩍 높아졌다는 것이다. 식지 않는 수익형 부동산 인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고령화와 이른 은퇴를 꼽을 수 있다.

월급이나 사업 소득이 끊기는 은퇴 계층에게 꼬박꼬박 월세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은 일종의 복음과도 같다. 저금리 시대로 접어든 데다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가 꺾임에 따라 갈 곳을 잃은 자금이 찾아낸 투자처가 바로 이 곳이다. 대표적인 예로, 청약경쟁률에서 오피스텔이 아파트를 앞질렀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분양 당시 가졌던 희망은 입주가 시작되면서 악몽으로 변하기 일쑤다. 임차인이 나타날 때까지 하염 없이 기다려야 하고, 월세가 낮아도 울며 겨자 먹기로 세를 주어야 하는 게 훨씬 더 현실적인 장면이다. 

이런 일이 왜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걸까. 수익형 부동산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뛰어드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아파트 투자를 열심히 하다가 갑자기 상가나 원룸 투자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은 너무나 다른 투자 환경에 당황하곤 한다. 수익형 부동산은 매달 월세를 받는 상품이다. 이 단순한 특성이 투자 대상으로서 수익형 부동산과 아파트를 갈라놓는다. 

수익형 부동산은 매달 월세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 달마다 월세 받는 일, 임차인이 이사 나가는 일 때문에 고민하는 소유주가 많다. 만약 수익형 부동산의 소유주이면서 이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축복받은 것이다. 

조금 규모가 있는 상가에서는 그나마 입주가 되는 곳이 1층에 불과하고, 2층 이상에서 공실이 발생하면 이를 채우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한다. 한번 생각해보라. 보통 상가에 점포 숫자가 1층에 많은가, 2층 이상에 많은가.

하지만 공실의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면서 안정적인 수익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도심의 소형아파트를 전세가 아닌 월세로 임대차 계약하는 것이다. 도심의 아파트는 공실의 위험은 적고 소형의 경우에는 월세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완전 월세가 힘들다면 처음에는 전세 상승분의 일정액만 월세로 돌리는 방식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시세차익이 많이 나는 아파트 보다는 월세 수익이 많이 나는 아파트를 노려야 한다. 자본수익(capital gain)에서 운영소득(operating income)으로의 변신이다.

울산의 경우 2016년 중소형(전용면적85㎡이하) 중 월세가 잘 나오는 아파트는 남구에 집중되어 있다. 삼산동, 신정동, 야음동, 달동 등이다. 

상위 10개의 아파트를 추려보면 평균적으로 3,000만 원에 130만 원 정도의 월세를 받을 수 있다. 울산에서 100만 원 이상의 월세를 받는 95개 단지 중 삼산동의 한화꿈에그린 1, 2단지가 고(高)월세 아파트 비중이 가장 높은 단지로 등극했다. 울산도 서서히 월세 시장으로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부산, 경남과 마찬가지로 울산의 경우에도 월세를 많이 받는 아파트들은 오래된 주거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지역별, 단지별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부산은 해운대구 우동, 울산은 남구 삼산동, 신정동, 경남은 창원시 성산구의 성주동과 상남동 등이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순수 월세를 받고 있는 아파트는 소형이면서 입주년도가 5년 이내인 신규 아파트가 많이 포함되어있다.

전국의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비중은 2016년 45.2%로 2011년 33.0%에 비해 급격히 증가 했다. 월세 비중이 높아지는 시대에는 월세를 많이 받는 아파트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지금은 전월세가 혼재하다 보니 월세 수준이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하지만 고령화와 저금리가 지속되고 주택임대차 계약에서 월세의 비중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월세를 많이 받는 아파트의 가치는 계속 높아질 것이다. 주거용 부동산 투자도 월세시대에 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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