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환자·보호자 90쌍 설문조사 결과

 

2009년 6월 23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에서 1년 4개월간 연명치료를 받던 77살 김모 할머니에 대한 연명치료가 중단되기 직전 의료진과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명치료 여부에 관한 결정을 사전에 내리지 못하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노인 환자가 흔하다. 그럴 경우 환자의 배우자가 결정을 대신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환자·보호자의 다수 의견으로 나타났다.

양숙자 이화여자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연구팀은 한 서울 소재 종합병원에 입원 중인 노인 환자와 그 보호자 90 쌍 등 총 18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19일 밝혔다.

환자의 연명치료 여부를 결정할 가장 적절한 대리인이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 질문에 노인 환자는 53.3%가 '배우자', 36.7%가 '자녀'를 지목했다.

보호자는 71.1%가 '배우자'를, 20%가 '자녀'를 골랐다.

대리인으로 자녀보다 배우자를 선호하는 경향은 환자와 보호자가 마찬가지였으나, 자녀를 택하는 비율이 보호자보다 환자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우리나라 노인들이 본인 문제를 포함한 집안의 대소사를 장성한 자녀에게 맡기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리인을 지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건'에 관해서는 노인 환자와 보호자의 의견이 엇갈렸다.

노인 환자의 56.7%는 '자신의 평소 언행을 이해하는 사람'을 꼽았으나 보호자의 58.9%는 '환자가 직접 지명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보호자는 환자의 뜻 자체보다는 대리 결정에 대한 권한 위임 여부를 더 중요한 요건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환자의 (대리인) 직접 지명 여부가 추후 법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신의 결정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될 수 있다는 생각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논문은 한국의료윤리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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