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아닌 대화 노력할 것”
  교섭재개 요청…사측 ‘시큰둥’  
  주총 강행땐 참여투쟁 대응키로

엿새도 채 남지 않은 임시 주주총회, 한달째 단절된 교섭. 분사·분할, 구조조정 등을 두고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노조가 회사에 대화를 요청했다. 임시 주총을 중단하고 교섭에 나서면 ‘전면파업' 카드를 접겠다는 것인데, 회사의 반응은 냉랭하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21일 금속노조 울산지부와 현대자동차지부 등과 함께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현대중공업지부 백형록 지부장은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일시중단하고 교섭 의지를 보이면 내일(22일)부터 예정된 전면파업을 중단하겠다”며 “투쟁 목표가 아니니 대화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개입 문제를 두고 잠정 중단됐던 노사 교섭을 재개하자고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지부'로 조직편제를 마무리했으니 회사가 교섭을 거부할 이유도 더는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노조는 그동안 회사의 교섭 거부를 비판하면서 일방적인 사업 분할에 대해 전면 파업 등을 예고하며 투쟁 방침을 밝혀왔다. 대화의 여지는 남겼지만 강경한 입장이었다.

이날 노조는 대화에 더 무게를 실었다. 임시 주주총회를 물리적으로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회사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분사는 불가피한 결정이고 이미 관련해서 충분히 노사가 논의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조가 “사업을 분할할 때 노사가 협의해야 한다고 단체협약에 명시돼 있다”고 주장하는 데 데해서도 “협의 사항이 아니다”라며 대화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중공업 울산지부, 현대자동차 울산지부는 21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의 분사 중단 및 금속노조 교섭권 인정 등을 촉구 했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단체협약 제43조(분할, 양도)에는 ‘회사는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분할(분사), 양도, 합병하고자 할 때에는 40일 전에 조합에 통보하고 조합원의 노동조건 승계에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노조는 회사가 임시 주총을 단행할 경우 ‘참여투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조합원들이 주주로서 총회에 참석해 반대 입장을 밝힌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울산지부와 현대자동차지부는 현대중공업지부와 함께 연대 투쟁에 나선다. 

오는 25일 서울에서 예정된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여하지 않고, 울산에서 주총 저지 투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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