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치권 움직인 지방정치력
결집된 시민들 염원이 이룩한
감격의 ‘1997년 광역시 승격’

승격 20주년 맞아 열리게된
2017년 ‘울산 방문의 해’
김시장 리더십·시민동참에 기대

 

김병길 주필

한국인의 뿌리는 북방계인가, 남방계인가. 역사·고고학계에서는 알타이산맥에서 도래한 북방계가 주류라고 본다. 몽골 등 북방민족과 생김새, 언어계통, 풍습이 닮았다는게 근거다. 

“한국인은 반구대 암각화를 새긴 고대한반도인과 베트남에서 올라온 남방계의 융합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반도 위 러시아 연해주 ‘악다문 동굴(Devil’s Gate Cave)’에서 발견된 7700년전 고대인의 게놈(유전체·genome)을 국제 연구진과 최초로 분석한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게놈연구소장의 ‘한국인의 유전적 흐름’에 대한 설명이다. 

악다문 동굴에서는 고대인의 뼈와 직물, 고래를 잡는데 쓰는 작살(harpoon) 등이 함께 발견됐는데, 우리나라 선사시대 대표적 유적인 ‘반구대 암각화’에 고래사냥 장면 등이 그려진 시기가 7000년전으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동굴 고대인과 한반도 고대인 사이에 상당한 유사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베트남에서는 약 1만년 전부터 농경이 발달돼 인구가 급격히 늘었고, 이들이 점차 북쪽으로 이동해 한반도까지 이르러 고래를 잡는 등 수렵채취 생활을 한 고대인과 만나 서로 섞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인 유전자의 시원을 알려주는 중요사료로 등장한 반구대 암각화를 품고 있는 울산에 살고 있다는 자긍심을 잊어서는 안된다. 뿐만 아니라 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우리나라 근대화의 메카 역할을 수행하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20년전 1997년 광역시로 승격되면서 또 다시 도약의 기회를 맞이했다. 

1996년 7월 경남 창녕에서 열린 신한국당 경남도의원 연찬회때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당시 강삼재 신한국당 사무총장은 울산의 광역시 승격은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밝혀 경남도의회도 찬성 쪽으로 기울었다. 

이날이 울산광역시 승격의 전환점이 됐다. 울산광역시 승격과정은 경상남도의 반대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결집된 시민염원과 지방정치력이 중앙정치권을 움직이면서 승격의 원동력이 됐다. 

울산은 1990년대 중반 인구가 100만명에 육박하고 면적이 서울의 1.7배로 대한민국의 7대 도시 반열에 이르러 기초자치단체중 가장 큰 도시였으나 사회기반시설은 열악했다. 

기초단체인 울산시가 광역시로 승격하기 위해서는 광역단체인 경남도의 동의가 필수였다. 하지만 당시 경남도와 도민 상당수는 울산광역시 승격을 결사반대했다. 반대 이유는 울산시 경남도에서 분리되면 재정, 세수, 인구, 면적 등에서 경남도에 손실이 따르기 때문이었다. 1996년 기준으로 울산이 분리될 경우 도세(道稅)는 1769억원, 면적은 9.1%가 줄어들게 됐다. 또 217억 달러의 경남도 수출액도 68억달러로 급감해 전국 9개도 중 1위에서 4위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1996년 12월 국회는 울산광역시 법률안을 통과시켰고 울산시는 이듬해 7월15일 드디어 광역시로 승격했으며 당시의 감격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광역시로 도약한 울산시는 지난 20년 동안 도시 규모와 산업경제, 도시인프라, 환경, 문화·복지·안전 등 모든 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광역시의 면모를 갖췄다. 

울산시는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은 2017년부터 새로운 20년, 2036년까지 도시성장 밑그림을 그린 울산중장기발전계획을 세웠다. 가지산 사계, 간절곶 일출, 주전·강동 몽돌해안, 대왕암공원, 대운산내원암계곡,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 장생포 고래 문화마을,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외고산 옹기마을, 태화강공원과 십리대숲, 울산대공원, 신불산억새평원. 2016년 울산시가 새로 선정한 울산12경이다. 울산의 자연과 역사, 산업, 문화적 환경을 그대로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열리게된 ‘울산 방문의 해 2017년’은 광역시 승격 이후 또한번의 도약을 약속하고 있다. ‘울산방문의 해’ 최일선에는 김기현 시장의 의욕적인 리더십이 앞장서고 있다. 사법·입법부를 경험한 김시장의 광역시 행정은 새로운 모험이자 도전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사람이 변하는 것은 두 가지 경우다. 스스로 변화하고 싶은 욕구가 있거나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때이다. ‘울산 방문의 해’를 맞아 시민 모두가 변화와 도약의 물결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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