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미끼상품으로 파는데
경쟁업체까지 늘어 판매 급감”

최근 울산지역 곳곳에 저렴한 가격으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생겨나면서 손님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15일 지역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10여 곳으로 늘어났다.  
 

15일 남구 수암시장 인근의 한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찾은 손님들이 한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아이스크림을 담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남구 수암시장 인근의 아이스크림 할인점에는 수십여 개의 냉장고 안에 아이스크림이 빼곡히 차있었다. 막대, 콘, 컵 등 종류도 다양했다. 할인점을 찾은 손님들은 한손에 든 장바구니에 아이스크림을 담기 여념 없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국내 주요 빙과업체의 아이스크림을 30~6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막대 아이스크림은 400원, 콘 아이스크림은 700원 등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아이스크림만 취급하다보니 ‘박리다매’로 이윤을 남기는 형태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대량으로 구입하는 손님도 많다. 1만원 이상 사면 하나 더 끼워주는 ‘덤’도 있어 상자 째 사가는 손님도 있다. 이러다보니 좁은 공간에도 아이스크림 냉장고만 있으면 영업이 가능해 창업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가게를 찾은 이모(26)씨는 “소비자 입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아이스크림을 구입할 수 있어서 좋다”며 “한편으론 너무 저렴한 가격에 유통기한이 오래됐거나 용량이 적은 건 아닌지 의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에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0)씨는 “공장에서 직거래하는 방식으로 유통마진을 줄였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며 “‘한철장사’라는 말도 있지만 아이스크림은 시기를 가리지 않고 항상 수요가 많았고 겨울철에도 손님들이 꾸준해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아이스크림 할인점 때문에 인근에서 동네슈퍼 등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인근 슈퍼는 할인점을 인식해 최근 700원 받던 아이스크림 가격을 500원으로 내리는가 하면 할인점을 찾아가 싸게 파는 것에 대해 항의도 하고 있다. 

일부 상인은 아이스크림이 슈퍼에서 들여오는 가격보다 저렴하자 할인점에서 판매물량을 구매하기도 했다. 

슈퍼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그간 아이스크림을 ‘미끼상품’으로 판매했지만 할인점이 생긴 이후로 아이스크림 매출이 뚝 떨어졌다”며 “물가상승, 경기침체로 소비도 위축됐는데, 경쟁업체까지 늘어나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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