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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안부 인사하기도 겁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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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춘태 한인플랜트 대표
  • 승인 2017.03.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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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춘태한인플랜트 대표

요즘 모임에 가면 서로 부담스러운 안부 인사는 피하는 게 불문율이다. 괜히 말을 꺼냈다가 간만의 만남이 어색해 지거나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세 가지 유형의 인사를 일컫는데 그 중 하나가 눈치 없이 아내의 안부를 묻는 것이다. 황혼이혼이 신혼 이혼을 앞지르는 시대에 살고 있는 터라 우리 또래가 되면 졸지에 ‘홀아비’ 신세로 전락한 경우가 비일비재해 가급적 피하는 게 상책이다. 둘째로 삼가야 할 인사가 ‘요새 하는 사업(일)이 잘 되느냐’는 질문이다. 워낙 경기가 좋지 않은 때라 구조조정으로 직장에서 밀려났거나 명예퇴직을 한 경우가 흔한 탓이다. 근근이 꾸려가던 사업도 영 시원찮아 친구를 만나기가 민망할 정도니 좋은 게 좋다고 서로 삼가는 게 맞을 법하다. 

마지막으로 자식의 직장 얘기를 들먹이는 것이다. ‘첫째 딸 졸업했다던데 어느 직장에 다니느냐‘는 둥, ‘이번에 둘째 아들은 취직했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으면 무척 곤란해 하는 친구들이 한 둘이 아니다. 청년실업 문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다 취업의 질도 계속 나빠지고 있어 ‘그럴듯한’ 직장에 다니는 경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안 그래도 기가 죽어 있는 마당에 막상 자식 얘기가 나오면 더욱 난처할 수밖에 없다. 결국 친구 걱정한답시고 불쑥 꺼낸 한마디가 마음의 상처만 입히고야 만다. 

이처럼 단순한 안부 인사조차 건네기 어려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세상이 험난해지고 경쟁에 치여 살다보니 모든 게 까칠해져서 그렇다고 쳐도 몸은 갈수록 노쇠해 지고 주머니 사정은 더욱 빈궁해 지니 걱정과 푸념만 늘어나기 일쑤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빠른 시일 안에 지역경제가 회복돼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고 자식들의 취업 걱정도 덜 수 있다는 기대조차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주력 산업의 사양화로 지역 경제사정은 더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말 그대로 울산경제가 심각한 중병(重病)이 들기 직전의 상태다. 게다가 그동안 재정적 안정을 바탕으로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베이비부머 세대가 퇴직과 함께 울산을 하나 둘 떠나고 있다. 그 여파로 내수마저 부진을 거듭하니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기업들의 주름은 갈수록 깊어만 간다. 대기업들은 또 어떤가. 리스크를 줄이려고 신규 투자를 아예 미루거나 감소해 당장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 그야말로 설상가상이요,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저성장, 양극화, 청년실업, 고령화 등 작금의 국가적 과제는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울산시, 각 지자체들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지난해 6월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유보했던 대형 조선 3사의 지정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록 경영과 고용상황, 자구노력 등을 전제로 했지만 고용유지와 재취업, 실업급여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것인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주목할 만한 것은 남구가 자치구 승격 20주년을 맞아 '행복남구 2030 비전'을 마련해 올 7월 선포한다는 점이다. 남구의 성장 동력을 집결시킨 비전을 마련해 미래 100년을 향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 하니 반갑기가 그지없다.

관광·문화·산업·환경·재생 등 5대 분야별 로드맵을 구체화해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거점으로 창업지원을 강화하고, 중소·창업기업 물류지원센터를 통한 신규 창업자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는 일도 그렇다. 중장년·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교육훈련 사업 등을 병행함으로써 일자리 3만 개를 창출한다니 기대가 크다. 기존 장생포 고래특구에 IT 기술을 접목시킨 5D 입체영상관과 모노레일 설치 등 새로운 인프라를 확충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남구의 열정과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고 보면 울산은 지금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는 셈이다. 앞날이 아무리 캄캄해다 해도 이를 해결할 방도를 찾다 보면 발전은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때론 엉뚱한 곳에서 난제가 술술 풀리기도 하는 법이다. 때문에 만성적인 두려움과 공허감에서 벗어나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 마땅하다. 비에 젖으면 비가 두렵지 않고 희망에 젖으면 미래가 두렵지 않다고 했다. 올해는 지역 경기가 활성화돼 마음 편하게 안부 인사를 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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