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부족한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태화강 중류 사연댐 일원에 ‘지하댐'을 건설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하루 3만 톤의 물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하니 함량미달의 ‘낙동강 물'을 비싼 비용을 들여 들여오고 있는 지역사회로서는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는 주장이다. 

어제 울산시의회의 연구모임인 신성장동력연구회가 주최한 ‘울산의 물산업과 물관리 정책방향 전문가 간담회’에서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은 “울산의 수자원확보 방안으로 태화강 중류에 지하댐을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회장은 제안에 앞서 지난해 태화강 중류(사연댐일대)와 동천 중하류(송정일대)에 대한 현장조사를 했다고 한다. 이 조사에서 동천은 지하댐을 건설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상류 경주권역에 산업단지가 우후죽순 들어서 수질오염 가능성이 있는데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사업으로 지하댐 건설 범위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반면 태화강 사연댐 하류 2개 지점에서의 지하댐 건설은 경제성(BC 1.3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 일대에 하천 지하를 가로지르는 댐을 건설할 경우 지하수위가 0.1~2.0m 가량 상승해 하루 약 3만 톤의 지하수를 취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류에 오염원이 많지 않은 만큼 지하수의 수질도 양호한 것으로 전했다. 지하댐 총 공사비용은 485억3,400만원, 정수장 건설비 312억3,000만원, 유지관리 연간 23억4,900만 원 가량이다. 울산은 인구에 비해 수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사연댐과 대곡댐, 대암댐, 회야댐 등을 통해 용수를 공급하고 있지만 생활용수 외에 공업용수까지 공급하기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낙동강 물을 끌어와 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낙동강 물 의존도는 23%에 이른다.

특히 원동취수장에서 들어오는 낙동강 물은 각종 오염이 심해 정수비용도 만만찮다. 시민들이 건강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낙동강 물을 대체할 새로운 청정 수원확보를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한때 권역별로 소규모 댐을 추가로 건설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 수계가 짧아 필요한 만큼의 수량 확보가 어려워 포기한 상태다. 

태화강 지하댐 건설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태화강 중하류 지역이 녹조 등에 시달리자 울산시는 태화강 유지수 확보 차원에서 지하댐 건설을 고려했다. 하지만 과도한 건설비 때문에 사업은 추진되지 않았고, 대신 다운동 둔치 등에서 복류수를 끌어올려 활용하는데 그쳤다.

태화강 지하댐 건설이 타당하다는 연구결과가 새로 제시된 만큼 울산시는 신중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1,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문제이긴 하지만 ‘청정수원’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