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가린 우듬지 봄 시위를 당긴다
활처럼 휘어진 거랑, 결 따라 꽃들 휘고
조준한 과녁을 향해 한줄 햇살 날아든다
활을 부릴 때마다 파릇 돋는 눈빛들
고요를 튕겨내고 여백가득 채우면
무거천 고인 물소리 젖빛으로 환하다

 

◆ 詩이야기  :   궁거랑은 울산 남구 무거동 도심을 가로지르는 무거천의 옛 지명이다. 봄이면 활 모양으로 휘어진 하천을 뒤덮을 기세로 벚꽃나무들이 되살아난다. 여백가득 꽃비 내리는 궁거랑은 어머니의 자궁이다. 유백(乳白)으로 고인 물에서 향기가 난다. 흐르는 바람마저 그리움이 배어있다.
◆ 약력 : 김동관 시인은 부산출생으로 2011년 ‘나래시조’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제34회 샘터시조상, 시로 여는 e좋은 세상, 단수시조백일장에서 연장원했다. 나래시조, 한국시조시인협회, 울산문인협회, 울산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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