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문을 연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50~70대 시니어 연령층 호응도 높아
도전하는 삶, 의미있는 인생 2막 시작

 

이인균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장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는 지난해 말 전국에서 일곱 번 째로 문을 열었다. 
시청자미디어센터는 방송법에 근거를 두고 설립된 방송통신위원회의 산하기관으로 시민들이 미디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방송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미디어교육과 방송제작 시설 · 장비 등을 제공하는 시청자 참여 지원 시설이다. 센터의 가장 핵심 기능 중 하나가 바로 미디어교육 사업이다.

미디어교육사업은 크게 초·중등학교를 대상으로 미디어 꿈나무 양성을 위한 학교미디어교육과 지역 사회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사회 미디어교육으로 구분되는데 특히 미디어소외 계층이라고 볼 수 있는 노약자, 여성, 장애인, 그리고 다문화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하는 취약계층 미디어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는 개관이후 2개월 남짓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3월부터 상설미디어교육에 들어갔다. 

이번에 개강한 상설미디어교육은 ‘영상제작 기초과정’과 울산의 시니어 들을 대상으로 한 ‘청춘미디어교실’ 등인데  영상제작기초과정은 미디어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센터의 가장 기본적인 교육과정이다.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과 지역신문 홍보만으로 수강생을 신청 받았는데도 20명 모집정원을 훌쩍 넘긴 50명 이상의 많은 인원이 교육 신청해 교육을 받고 있다. 
신청자들의 연령을 살펴보니 젊은 계층에서 많이 참여할 것 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50세 중·후반부터 70대 중반까지 베이비부머, 시니어 연령대의 신청자가 절반을 넘었다. 그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이 몇 사람 있다.

올 해 75세의 김수원씨. 전직 교사 출신으로 96세의 노모를 모시고 있는데 언젠가 노모가 세상을 떠나시면 세계 일주를 하고 싶은 꿈으로 그 날 까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또 자신의 여행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교육을 받고 싶다는 분이다.
또 멀리 경주 현곡에서 왔다는 이영희씨. 올해 63세인데 가족 요양사로 활동하면서 미디어를 배우기 위해 울산센터에 등록을 했다. 지난해까지는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를 다녔는데, 가까운 울산지역에 미디어센터가 생겨 너무 좋다면서 영상촬영기법을 배워서 언젠가는 꼭 영화를 찍고 싶다는 분이다. 

그 밖에 범서 천상에서 오신 60대 초반의 전업주부. 영상제작 기법을 배워 강의에 활용하고 싶다는 노 교수님, 스마트폰 촬영기술, 편집기술을 배워서 영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언양에서 오신 분까지 정말 다양한 사연으로 센터를 찾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미 울산보다 앞서 문을 연 어느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는 센터의 미디어교육을 수료한 어르신들이 의기투합해 <미디어봉사단>을 결성하고 신개념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같은 연배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미디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직접 미디어교육을 해주고, 무료로 영상자서전을 제작해주는 등 시청자미디어센터와 함께 제2의 삶을 의미 있고 보람되게 보내시는 분들이 많다.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도 올 하반기쯤에는 센터에서 미디어교육을 받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영상제작단을 꾸려 시청자참여 프로그램을 제작할 계획이다. 어떤 분은 촬영을 하고, 어떤 분은 인터뷰를 하고 또 한 분은 편집을 하고,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상물이 방송을 타고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의 올해 목표이다. 

우리가 과연 해 낼 수 있을까? 이 나이에 너무 늦지는 않았을까? 그것은 걱정하실 필요 없다. 이미 다른 센터에서도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니…. 
도전하는 삶, 그것만으로 꿈의 절반이 이뤄진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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