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기 맞아 3월 28일부터 5월 11일까지 광주 시립 미술관 전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닭 머리로 풍자해 전시가 좌절됐던 "세월오월" 작품이 오는 28일부터 5월 11일까지 광주 시립 미술관 본관 제1,2전시실에서 전시된다. (사진=광주 CBS)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닭과 허수아비로 풍자해 전시가 좌절됐던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 작품이 3년 만에 전시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세월호 3주기 추모전으로 홍성담 ‘세월오월’ 전을 3월 28일부터 5월 11일까지 미술관 본관 제1,2 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개막행사는 3월 31일 오후 5시에 열릴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는 세월호 관련 회화 작품 24점이 출품되는데, 특히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에 전시하려 했으나 전시되지 못한 걸개그림 '세월오월'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어서 시선을 끈다. 

또한 '세월오월' 작품을 확대 실사 출력한 대형 걸개그림이 미술관 외벽에 설치된다. 

 


'세월오월' 전시공간에는 24점의 세월호 관련 작품과 함께 2014년 걸개그림 '세월오월' 제작과정을 담은 조재형 감독이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상도 상영될 예정이다. 

홍성담 작가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어마어마한 국가폭력에 의해서 물속에서 아이들과 승객들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3일간에 걸친 물고문으로 죽어간 대학살극이다”라고 규정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광주항쟁의 경험과 물고문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홍 작가는 세월호 관련 그림들을 통해 아이들이 마지막 순간 어떤 고통을 당하면서 죽어갔는지, 죽음을 앞둔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이들의 영혼은 지금 어디를 서성이고 있는지 등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3월 31일 오후 5시에 개최되는 전시 개막식에는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을 비롯하여 2014년 '세월오월' 걸개그림 작업에 참여했던 국내외 문화예술인, 세월호 시민 상주모임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홍성담 작가는 전시개최에 앞서 "3년 동안 창고에 유폐되었던 걸개그림 '세월오월'이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될 수 있었던 것은 광주 시민과 오월단체, 그리고 시민단체의 관심 덕이었다"면서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 왔다. 

홍 화백의 '세월오월' 작품은 지난 2014년 광주 비엔날레를 앞두고 홍 작가가 박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해 전시할 예정이었으나, 광주광역시가 이를 불허해 박 대통령 얼굴을 닭머리 형상으로 교체까지 했으나 끝내 전시가 무산됐다.

이로 인해 진보적 미술 단체들이 예술가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사전검열을 했다며 강하게 반발했으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이 교체되는 등 파문이 일었다.

특히, 세월오월 작품 전시 불허에 김종 문체부 전 차관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해 더 관심을 끌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지난해 11월 1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중국 베이징 출장인 상태에서 시청 담당 공무원 휴대전화를 통해 김종 전 차관이 전화를 걸어와 세월오월 작품이 전시될 예정인 비엔날레 특별전에 국가 예산이 투입된 것이 적절한지 우려를 표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김종 전 차관의 전화가 전시 철회에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 시장은 이어 "역사를 뚫어보는 작가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며 "전시해야 할 작품이라는 데 아쉬움을 갖고 있다"고 세월오월 작품의 전시 무산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홍성담 화백은 대형 걸개그림인 '세월오월' 작품의 비엔날레 전시 불허에 항의해 지난 2014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의 UN 방문에 맞춰 미국의 UN 본부 앞에 전시된 적은 있으나 국내에서 전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진호 광주시립미술관장은 "홍성담 작가는 우리 지역은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민중미술 작가로서, 평생 불의한 국가권력에 당당하게 맞선 미술운동가였다"면서 "이번 전시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홍성담 '세월오월'전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공감하고 진실을 인양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림 속 아이들과 깊은 대화를 나눠 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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