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울산 장날 사진보다
초가 많이 사라지고 전봇대
기와지붕·함석문 단 가게 발견
중심가 경관·생활상 변모 확인

 

일제강점기 1935년 울산의 5일장은 어떤 모습일까?

사진으로만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5일장이 영상으로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28일 지난 한 해 해외에서 수집한 한국 관련 초기 영상 89편 중 자료적 가치가 높은 세 편의 일제강점기 기록 영상을 공개했다.
 

영국의 도예 예술가 버나드 리치가 조선을 여행하면서 찍은 영상에 울산에서 열린 읍내 오일장 모습이 등장해 1930년대 시골 장터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영상에 등장한 울산 읍내장은 현재 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에서 열렸던 시장으로, 현재도 존재하는 일본 식품 기업 아지노모토(味の素)의 상품 광고 간판, 옹기전, 좌판 등 30년대 시골 5일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된 1900년대 울산 장날 사진과 비교하면 초가가 많이 사라지고 대신 전봇대, 기와지붕, 유리창과 함석문을 단 가게가 들어서 중심가의 경관 및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이 크게 변모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버나드 리치는 일본 체류를 마친 뒤 1935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해 영국으로 귀국하는 과정에서 조선의 울산 장터, 경주, 금강산 등을 여행하며 이 영상을 제작했다. 

일본 및 조선의 예술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영국 도예가 버나드 리치가 조선 예술 및 일반인 생활상을 담기 위해 촬영한 것이 보이며, 일본 민예연구가 야나기 무네요시(조선민족미술관 설립)가 영국 도예가 버나드 리치와 동행했다.

영상자료원은 이 영상을 ‘서양의 눈으로 읽어낸 조선의 미’라고 이름 붙였다.  

한편 이 영상에는 울산읍내장 화면에 있는 누각을 ‘태화루(울산객사, 학성관)’라는 자막을 붙였지만 이는 울산객사의 ‘남문루’다. 누각에 걸린 태화루현판은 임진왜란 후 소실된 태화루의 현판을 임의로 건 것으로, 1940년 남문루가 헐린 후에는 학성 이 씨들이 이휴정으로 옮겨 보관했다. 

영상자료원은 “이번에 공개된 자료들은 영상 자료가 풍부하지 않은 시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제강점기 및 해방 직후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관련영상은 홈페이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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