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완
울산시선관위 홍보과 주임

 

중고 자동차 시장에서 팔리는 차량 중에 1,000만원으로 책정된 차량 두 대가 있는데 한 대는 1,000만원의 가치가 있는 정상 차량이고 나머지 한 대는 500만원의 가치밖에 없는 흠 있는 차량이라고 가정해 보자. 

보통의 구매자들은 차량의 상태를 구분하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며 차량 가격을 깎기 위해 협상을 한다. 하지만 차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는 딜러는 실제 1,000만원의 가치가 있는 정상차는 팔려고 하지 않고 500만원의 가치가 있는 흠 있는 차량을 팔려고 할 것이다. 결국 정상차는 중고시장에서 점점 사라진다. 경제학에선 이러한 흠 있는 중고차를 ‘레몬’이라 부른다. 레몬은 참 예쁘게 생긴 과일 중 하나다. 향도 좋다. 그러나 레몬의 시각적, 후각적 매력에 흠뻑 취해 이 탐스런 과일을 깨물었을 때 느끼게 되는 충격적인 배신감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드디어 2017년 대통령선거의 각  정당후보자가 결정됐다. 그런데 이들 후보자 중에도 레몬이 있을 수 있다. 다름 아닌 포퓰리즘 공약에 의존하는 후보다. 국민들도 포퓰리즘 공약이 실현될 수 없거나 터무니 없는 재정지출을 유발하고 결국 국민의 짐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흔히 국가재정을 고려하지 않는 선심성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지만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경우 빈곤층 구제 방안의 하나로 ‘기아 제로’로 표현되는 사회구호 정책을 실시해 적지 않는 성과를 거두었다. 

물론 포퓰리즘 공약을 옹호하려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좋은 공약과 포퓰리즘 공약 구별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현실적으로 국가 미래를 고민하고 실현가능한 공약 자체가 많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어떤 후보자가 레몬인지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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