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분장을 한 개그우먼 홍현희. (사진=방송 캡처)
'웃찾사' 인종차별 논쟁이 다시 한 번 불거졌다.

개그맨 황현희는 21일 자신의 SNS에 공개적으로 샘 해밍턴에게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가 흑인 분장으로 불거진 '웃찾사' 인종차별 논란을 비판한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

황현희는 "형의 말하는 방식이 잘못되어서 공개적인 자리에 글 올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단순히 분장한 모습으로 흑인 비하로 몰아가는 형식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어떻게 해석이 되냐면 영구·맹구라는 캐릭터는 자폐아들에 대한 비하로 해석될 수 있고, 예전에 한국에서 시커먼스로 오랫동안 사랑받은 개그도 있었다. 그것도 흑인 비하인건가?"라고 반문했다.

샘 해밍턴이 현재 출연하고 있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일반 시청자들에게 주는 상대적 박탈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그런 식으로 풀어가면 형이 하고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프로그램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부모들에겐 내 아이에겐 저렇게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가 없어서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프로그램이나 형의 의도는 저런 게 아니지 않느냐. 한심하다는 표현은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를 접한 대다수 네티즌들은 황현희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지적한 사항들이 실제로 그렇다는데 동의했다.

한 트위터리안(@min_chanEmily)은 "황현희가 뒷걸음치다 쥐를 잡았다. 시커먼스가 흑인 비하, 인종 차별 논란을 살까봐 세계의 눈이 두려워 올림픽 전에 폐지된 것은 아시나? 그게 88년도"라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Antirrhinummaju)은 "황현희 씨 기획의도가 어찌됐든 흑인 비하면 흑인 비하다. 백인이 동양인 분장이라면서 노란 분장하고 찢어진 눈하고 나오면 비하하는 거라고 말할 거 아닌가. 개그한다고 인종 비하하고 장애인 비하는 하지 말아라"고 조언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웃찾사-레전드매치'에서는 개그우먼 홍현희가 흑인을 희화화한 개그를 선보이며 '블랙페이스'(흑인 이외의 출연자가 흑인을 연기하기 위해 하는 무대 메이크업)로 무대 위에 올랐다. 흑인을 표현하는 잘못된 방식 중의 하나인 '블랙페이스'는 인종 차별적 행위로 여겨진다.

이에 샘 해밍턴은 "이번에 '웃찾사'에서 홍현희가 흑인 분장하고 나왔는데 진짜 한심하다. 도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행동 언제까지 할 거냐. 인종을 그렇게 놀리는 게 웃긴지? 예전에 개그방송한 사람으로서 창피하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가속화되자 '웃찾사' 제작진 또한 "해당 코너의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지 못해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 해당 클립은 즉시 삭제 조치했으며 향후 제작 과정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명확히 '흑인'이나 '인종 차별'과 관련된 이야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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