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자생한방병원 김경훈 병원장에 들어본 ‘척추측만증 예방·치료’
2015년 내원 환자 11만3,763명…여성이 65%·10대 44.4%
청소년기 구부정한 자세 등 잘못된 생활습관 장기간 지속 때문
목 뻣뻣하고 잦은 두통·허리 통증…집중력 저하·키 성장 방해
추나요법·약물·약침·운동으로 척추 바로잡고 근육·인대 강화
의자에 앉을 때 어깨부터 골반까지 일직선 되게 자세 유지해야

 

울산자생한방병원 김경훈병원장이 척추측만증 환자에게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주부 A씨는 최근 아이 옷매무새를 고쳐주다가 아이의 양쪽 어깨 높이가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은 A씨의 자녀는 ‘척추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현대병으로도 분류되는 척추측만증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보다 큰 문제는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가 A씨의 자녀처럼 10대 청소년이라는 점이다. 성장기 청소년들에 자주 발생하는 만큼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대수롭지 않은 요통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성장기가 지나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는 척추측만증. 울산자생한방병원 김경훈 병원장을 통해 ‘척추측만증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정의와 발병원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최근 5년간(2011년~2015년) 척추측만증 진료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만 척추측만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1만3,76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여성 환자가 65%로 남성 환자(35%)보다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며 연령별로는 10대가 4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13~16세 사이의 성장기 청소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측만증은 척추 변형으로 인해 척추 뼈의 만곡이 소실되고 한쪽으로 C자형 또는 S자형으로 10도 이상 틀어지는 질환이다. 특히 10세를 전후로 성장기 무렵부터 서서히 진행돼 사춘기 전후 1~2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악화된다. 청소년들에게 척추측만증이 위험한 이유는 한참 성장하는 시기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휘어진 척추로 인해 뼈가 충분히 자라지 못해 키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고 이는 사춘기 아이들의 콤플렉스로 이어질 수도 있다.

10대 척추측만증 환자의 85%는 특별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청소년기에 나쁜 생활습관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주된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무거운 책가방을 메는 청소년들이나 구부정한 자세로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상과 치료= 척추측만증의 주요 증상으로 목이 뻣뻣해진다거나 잦은 두통을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리에서도 통증이 느껴지고 등이나 어깨가 결려서 책상 앞에 오래 앉아있기 힘들어 집중력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또 성장이 멈추고 나서도 지속적인 목과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심한 경우 디스크로 악화될 수도 있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통해 전체적인 척추형태를 바로잡거나 한약처방 등으로 근육과 인대를 강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추나요법은 손바닥과 손가락을 이용해 틀어진 척추의 형태를 정상적으로 되돌리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한방물리요법이다. 이와 함께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기 위한 추나 약물치료와 약침치료, 운동요법 등을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현재 건강보험 비급여 부문인 추나요법은 최근 급여화 시범 사업에 들어가 내년부터는 병원을 찾는 성장기 척추측만증 환자들의 부담 해소에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자가진단과 예방= 척추측만증은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양쪽 어깨의 높이가 달라 보이는 경우나 허리선과 골반, 등의 대칭이 맞지 않는다거나 척추가 휘어 보이는 경우 등 육안으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또 휘어진 정도에 따라 보존적 요법과 수술적 요법을 고려해야 하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발병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평소 허리를 곧게 펴고 반듯하게 앉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도 목과 허리건강에 좋지 않다. 이와 함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뼈에 건강한 식습관과 함께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알려진 바와 같이 칼슘과 비타민 D가 풍부한 바나나, 우유, 치즈 등의 식품은 뼈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학생들은 의자에 앉는 자세도 중요하다. 어깨부터 골반까지 일직선이 되는 자세를 유지하고 머리는 너무 깊숙하게 숙여지지 않도록 가슴을 펴고 목은 세워서 앉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가벼운 걷기 운동과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걷기 운동은 척추를 지탱하고 있는 척추 기립근을 강화시킬 수 있어 척추측만증 예방에 좋다. 이런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부모들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성장기 아이들의 척추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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