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주한미군이 우리니라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끝냈다. 대선 후에나 사드 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낭만적'인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지금이 과거 어느 때 보다 긴박한 안보 상황임을 인정하더라도 야밤에 기습적으로 배치한 것은 두고두고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사드 공론화'를 주장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을 통해 집권 ‘사드 재논의’에 들어갈 경우 한미 동맹의 균열이란 최악의 상황까지 감수해야 할 판이다.

사드 배치가 마무리된 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비례해 ‘경제 보복'의 강도가 훨씬 높아질게 불 보듯 뻔하다. 중국은 이미 한국 단체관광 금지는 물론 한국 상품 불매 등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소비재에서 중간재 등으로 분야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울산의 주력 기업들은 이미 중국의 ‘사드 보복'의 영향권에 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SK종합화학은 그동안 추진해오던 중국 석유화학업체 상하이세코 인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종합화학은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를 통해 에틸렌 확보와 함께 다운스트림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분 인수전에 참가했다. 하지만 상하이세코의 50%지분을 가지고 있는 영국 BP가 최근 시노펙의 자회사인 가오취아오 페트로케미칼에 지분 50%를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시노펙은 중국 최대화학회사로 상하이세코의 지분 절반을 가지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이 이번 인수 협상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사드사태 이후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 판매가 반 토막 나자 정의선 부회장이 중국을 직접 방문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는 등 비상사태라고 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중국에서 7만2,032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52.2%의 감소세를 보였다. 정 부회장이 현장에서 진두지휘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지만 타개할 마땅한 방도가 보이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 감소 역시 ‘사드’라는 국가적인 차원의 문제로 보고 있다. 기업이 해결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최근 울산지역의 경제지표들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그런데 ‘사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지나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새 정부가 갈수록 꼬여만 가는  ‘북핵’과 ‘사드’ 문제 해법을 빠른 시일 내에 내 놓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