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 상하이세코 인수 무산
전기차 배터리공장도 가동 중단
현대차, 3월 판매량 52.2% 급감
정의선 부회장 현지방문 상황 점검
신뢰구축·사업전략 재정비 고심

 

중국, 한국 사드 장비 배치 반발 (PG)

울산지역 주요 기업들이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지속적인 피해를 받고 있어 애를 먹고 있다. SK는 중국 석유화학업체 무산으로 ‘차이나 인사이더’에 차질을 빚고 있고, 현대차도 중국 판매 급감 대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SK종합화학의 상하이 세코 인수 무산=3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추진하던 중국 석유화학업체 상하이세코 인수가 최근 무산됐다. 

상하이세코는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이 지분 50대 50으로 투자해 만든 합작회사로, 연 120만t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납사분해시설(NCC)납사 분해 시설을 갖추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를 통해 에틸렌 확보와 함께 다운스트림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전에 참가했다. SK그룹이 중국 현지화 공략을 강화하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 BP는 중국 상하이세코의 지분 50%를 시노펙의 자회사인 가오취아오 페트로케미칼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총 매각 금액은 16억8,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다.

이번 인수전에서 시노펙은 BP가 보유한 상하이세코 지분에 대한 우선 매수 청구권을 행사했다. 이로써 시노펙은 상하이세코 지분 전량을 보유하게 됐다.

중국 현지 매체는 이번 시노펙의 인수가 자국 내 석유화학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지만,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이 이번 인수 협상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노골화한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1월부터 가동이 중단되는 등 SK그룹의 중국 사업이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차 중국 판매 반토막에 해법 찾기 골몰=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사드 갈등으로 지난달 판매가 반 토막 나는 등 ‘직격탄’을 맞은 중국을 직접 방문해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4일 중국으로 출국해 현대차의 중국 생산·판매법인인 북경현대(BHMC)와 공장을 둘러본 뒤 28일 오후 귀국했다.

정 부회장은 사드 갈등이라는 대형 돌발 변수가 생긴 중국 시장의 올해 판매 계획과 전략을 재점검하고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고 전해졌다.

중국은 현대기아차로서는 국내외를 통틀어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글로벌 판매량의 23.5%, 21.5%를 각각 차지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중국에서 7만2,032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52.2%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현대기아차 실적에도 곧바로 악영향을 미쳤다. 당기순이익은 현대차 20.5%, 기아차 19.0% 줄었다. 

오너 3세인 정 부회장이 이번 중국 출장을 바탕으로 중국 판매 목표와 사업 전략을 재정비 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어떻게 헤쳐 나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국가적인 차원의 문제를 기업이 해결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우선 사드 갈등이 누그러질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 현지화한 신차를 내놓는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하고 고객 신뢰 구축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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