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명 병무청장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코딩 교육 열풍이 불고, 교육계에선 소프트웨어 융합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인공지능, 3D 프린터, 증강현실과 같은 단어들이 낯설지 않은 한편 불안과 두려움을 안겨 주기도 한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이 이끄는 미래는 역사적 경험이나 상상을 뛰어넘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가 보지 않은 길이다.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이라는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시가 떠오른다. “노란 숲 속에 두 갈래로 길이 나 있었습니다. (중략) 먼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노라고. 그래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숲 속의 두 갈래 길 중 선택하지 않은 길은 가지 않은 길이다. 삶의 길에서의 선택들이 모여 오늘의 나를 있게 한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이란 길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빛나는 미래를 만날 수 있을까? 그 답은 인문학 가치 확산과 지식경영에 있다. 인문학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지혜와 통찰을, 지식경영은 변화의 파도를 넘어갈 수 있는 도전 정신과 창의력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구글은 미래를 선도하는 최첨단 과학기술을 선보이고 있지만 많은 직원이 인문사회 분야 전공자로 이루어져 있다. 애플 스티브 잡스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으며,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는 고전문학과 라틴어를 좋아하는 인문학 마니아다. “창의적인 제품을 만든 비결은 우리가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잡스 말처럼 인문학적 상상력과 소양이 과학기술과 만날 때 창조성은 더욱 빛나게 된다. 

또한 창의성이 발현되려면 지식을 공유하고 나누는 사회적 시스템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사회와 조직의 크고 작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며, 이러한 지식이 축적되는 사회와 조직은 일정 시점이 지난 후부터 엄청난 역량을 발휘하게 된다.   

병무청은 올 한해 ‘국민을 향한 행복한 변화’를 목표로 설정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병무서비스, 더 행복한 조직문화, ICT를 활용한 미래 준비 등 7개 세부 과제로 나눠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이 아닌, 군 복무가 자기발전에 도움이 되고 보람 있는 경력으로 여길 수 있도록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지원하는 병무행정으로 그 패러다임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병무청은 지식행정 및 집단지성 모으기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정기 지식관리 주간 지정, 지식을 등록하고 공유하는 지식뱅크 시스템 운영, 핵심지식 인증제를 통해 체계적인 지식관리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병무기록관, 전자도서관, 북카페 운영, 추천 도서 함께 읽기, 독후 기록 나누기 등을 통해 책과 가까이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지식행정 활성화 노력을 인정받아 2016년 ‘대한민국 지식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집단지성 구현을 위한 아이디어발전소를 직원 홈페이지에 신설, 전 직원이 아이디어에 대한 개선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연구제안 공모제를 통해 학습하고 연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앞으로도 병무청은 ‘배우고, 나누고, 성장하는 지식 플랫폼’을 확장해 국민을 향한 행복한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도자기를 만들 때는 독특한 문양을 새김으로써 문화의 숨결을 불어 넣는다. 병무청은 미래의 주역인 20대의 젊은 병역의무자와 함께 창의와 도전, 그리고 희망의 무늬를 그려 넣을 것이다.  
 다시 프로스트의 시로 돌아온다. ‘노란 숲 속에 두 갈래로 길이 나 있었습니다. (중략) 먼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기쁜 마음으로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인문학과 지식경영의 길을 택했노라고. 그래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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