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롯데백 광장 앞 집결
고가다리 농성자 전화연결 발언
“기형적 노동구조 바로잡아야”
폐업 절차 동진오토텍 노동자
“노조 설립 이유 길거리 내몰려”
한노총, 친노동자권 수립 등 결의

제127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가 지난 28일 한국노총 울산본부 강당에서 열려 이준희 의장이 노총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 울산본부도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권오길 본부장과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노동절 울산대회를 열었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 민주노총 울산본부 제공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울산지역에서도 지난 주말 기념행사가 열렸다.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지적하고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지난 28일 오후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 광장에서 127주년 세계노동절 울산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하청업체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노동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동구 성내고가다리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소속 이성호(47)씨와 전영수(42)씨가 전화연결로 발언대에 서는 것을 대신했다. 

이씨는 “하청노동자로 사는 게 분하고 억울해서 하늘로 올라왔다”면서 “이제는 남녀, 비정규직과 정규직, 업종을 넘어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씨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놨던 그 두터운 벽을 이제는 허물 수 있다고 다짐한다”며 “1987년 노동자대투쟁이 울산에서 시작된 것처럼 울산에서 기형적인 노동구조를 바로잡고 웃으면서 함께 일할 수 있는 근로현장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노동 블랙리스트를 규탄하고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면서 지난 12일부터 동구 성내고가다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폐업 절차를 밟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협력업체인 동진오토텍 소속 노동자들도 발언대에 올랐다. 

이들은 “회사가 시키면 시키는대로, 주면 주는대로 조금의 복지도 없이 열심히 일만하다가 사람답게 살아보자고 노조를 만들었는데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면서 “노조를 만든 게 죄인지, 너무 억울해서 분노하고 저항하려 한다”고 함께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했다.

금속노조 동진지회는 회사가 노조 설립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폐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하면서 배후로 현대글로비스를 지목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현대해상사거리까지 돌아오는 거리행진으로 마무리됐다.
같은날 오전 한국노총 울산본부는 본부 3층 대강당에서 기념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모범조합원 표창, 오찬간담회, 산업재해 조합원 위로방문 등으로 이뤄졌다.
노조는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친노동자정권 수립 △노동기본권 사수와 2017년도 임단투 완전쟁취 △비정규직 차별해소와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노동운동의 사회적 책임강화와 노사민정 활성화 등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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