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추산 5만명 참석…"적폐청산" 한목소리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3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파도타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19대 대선을 열흘 앞둔 29일, '적폐청산'과 사드배치 저지 등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개최됐다.

그동안 촛불집회를 주최해 온 시민사회단체연합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기준 광화문광장 주변에 집회 참가자 5만 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적폐청산'을 외쳤다. 23차례 촛불집회에 모두 참석했다는 이범수(64) 씨는 "탄핵 이후에도 불의와 부정부패가 계속되는 모습에 걱정돼서 나왔다"며 "한국인의 근성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장일진 씨도 "촛불집회가 소기의 목적을 이룬 건 사실이지만 아직 우리가 바꿔야 할 게 많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송파구에서 나온 장남수(77) 씨는 "불의가 있는 곳에 우리 촛불은 언제든지 갈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퇴진행동 측 역시 "촛불로 열린 대선인데 '촛불민심'을 거스르고 '촛불개혁과제'들이 실종된 채 정치공학적 술수와 적폐세력들의 준동만 난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3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사드반대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이날 집회에서는 최근 대선을 앞두고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사드(THAAD) 배치작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특히 높았다.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강해윤 교무는 "경북 성주는 26일 새벽부터 미군의 사드 반입으로 전쟁통이 됐다"면서 "사이렌 소리로 할머니들이 통곡하고 있는데 황교안 총리는 대통령 노릇,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주인 노릇이나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정부정책뿐 아니라 노동착취나 정리해고 등 노동현안에 대한 발언도 이어졌다. 故이한빛 PD 어머니 김혜영 씨는 "거대 재벌기업과의 싸움이지만 촛불혁명이 제게 큰 힘을 줬다"며 "내 아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 PD는 지난해 종영한 tvN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이었으며 유족들은 그가 과도한 업무 등을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3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파도타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광화문 인근에서 고공농성중인 김혜진 전국불완전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전화연결을 통해 "노동자 민중의 생존이 벼랑 끝에 내몰려 우리는 곡기를 끊고 하늘로 올랐다"면서 "자본과 권력은 촛불의 민심을 듣고 학살을 멈추라"고 성토했다.

본집회 이후 참가자들은 총리공관 방면으로 행진한 뒤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와 일정을 마쳤다. 퇴진행동 측은 이날 촛불집회가 대선 전 마지막 집회라고 밝혔다. 대선 이후에는 1차례쯤 추가로 집회를 열지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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